에볼라 바이러스 불똥, 국내서 '제노포비아' 현상 우려

입력 2014-08-05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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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볼라 바이러스

(사진=뉴시스)

최근 서아프리카에서 에볼라 바이러스가 맹위를 떨치면서 국내에서 아프리카인에 대한 '제노포비아(Xenophobia)' 현상이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제노포비아는 '외국인에 대한 혐오현상'을 뜻하는 합성어다.

대표적인 예는 현재 벌어지고 있는 아프리카 학생 30명의 덕성여대 방문 논란과 아프리카 합창단 41명의 합창대회 참가 논란이다. 온라인을 중심으로 이들의 입국을 반대하는 격렬한 항의가 이어지며, 일각에서는 에볼라 바이러스에 대한 지나친 우려가 제노포비아 현상으로 일그러지고 있다는 지적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이런 논란 속에 덕성여대는 지난 3일 공식입장을 통해 '제2차 차세대 여성 글로벌 파트너십 세계대회'에 아프리카 학생 30명을 포함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덕성여대 측은 "당초 참가 예정이던 나이지리아 학생 3명에 대해서는 해당 국가의 에볼라 바이러스 발병 사실이 확인된 직후 초청을 정중히 철회했다"고 밝히며 "나머지 대회 참가학생 중에는 에볼라 바이러스 발병국가에서 온 학생이 없으며 질병관리본부·외교부 등과 긴밀히 상의해 행사가 무사히 진행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특히 이날 허인섭 덕성여대 대외협력처장은 "사천성에서 에볼라가 퍼졌는데, 미국이 한국인을 입국시키지 않는 격이다"며 "한국에 입국하는 아프리카인들이 하루에 100명도 넘는데 정서적인 불안감으로 덕성여대가 가십거리가 된 듯하다"고 불만을 내뱉었다.

사단법인 한국합창총연합회 역시 5일 "서울 국립중앙극장과 예술의전당 등에서 열리는 '제10회 세계 합창 심포지엄 및 축제'에 참가하기 위해 아프리카인 41명이 지난 1일 입국했다"고 밝히며 "이들은 입국 당시 인천공항에서 2∼3시간에 걸쳐 일반인보다 강도 높은 검역 절차를 거쳤고, 그 결과 이상이 없다고 판명돼 입국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논란이 된 덕성여대 방문 아프리카인들과 합창대회 참가 아프리카인들은 에볼라 바이러스가 발병한 기니, 시에라리온, 라이베리아, 나이지리아 등 4개국에서 온 것은 아니지만, 인접한 국가에서 왔다는 점 때문에 손가락질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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