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회사 미국’ 자사주매입에 217조 쐈다

입력 2014-08-05 2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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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500 기업 올해 2110억달러 투입...보유현금 많아 자사주매입 이어질 듯

▲애플 주가 추이. 블룸버그

‘주식회사 미국’이 올해 미국 주식시장의 랠리를 이끌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편입기업들은 올들어 자사주매입에 2110억 달러(약 217조원)를 쏟아부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애플은 지난 1분기에 자사주 매입에 180억 달러를 투입했다. 같은 기간 애플의 주가는 32% 급등했다.

지난 1분기 애플의 자사주 매입 규모는 지난 한해 160억 달러에 비해 25% 늘어난 것은 물론 분기 기준으로 미국 기업 중 1998년 이후 최대치다.

같은 기간 기업들은 1590억 달러를 자사주 매입에 썼다. 이는 2007년 3분기 1720억 달러를 기록한 이후 최대 규모다.

미국증시가 지난 5년 동안 랠리를 펼친 이후 10% 이상 조정을 겪지 않은 주요 요인 중 하나가 기업들의 자사주 매입이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미국의 기준금리가 0~0.25%로 사실상 제로(0) 수준을 지속하고 있고, 경제회복과 함께 기업들의 보유현금이 늘고 있는 것도 자사주 매입 확대의 배경이라고 통신은 전했다.

기업들이 자사주를 매입해 소각할 경우 주당순이익(EPS)이 높아지는 효과를 노릴 수도 있다.

자사주 매입에 적극적인 기업들의 주가가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인 것도 주목해야 한다는 평가다. 스캇 렌 웰스파고어드바이저스 이코노미스트는 “자사주 매입에 나선 기업의 주가는 지난 강세장 동안에 S&P500에 비해 높은 상승폭을 기록했다”라고 말했다. 자사주 매입 100대 기업의 주가는 올해 5.5% 상승했다. 같은 기간 S&P500지수는 4.9% 올랐다.

특히 애플은 지난해 4월 주가가 16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이후 해당 분기에 160억 달러를 자사주 매입에 투입하면서 주가가 반등하는 결정적인 계기를 제공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분석했다.

애플이 지난 1분기에도 막대한 자금을 자사주 매입에 쏟아부으면서 지난해 4월 이후 애플의 주가는 80% 가까이 급등했다.

토드 로웬슈타인 하이마크캐피털매니지먼트 매니저는 “(애플의 자사주 매입의) 타이밍은 완벽했다“면서 “애플은 대규모의 자사주 매입으로 비즈니스 플랜에 대한 자신감을 표시했으며 주가가 저평가됐다는 공감대를 이끌었다”라고 평가했다.

기업의 실질적인 가치를 높이지 못한다는 지적에도 불구하고 자사주 매입에 나서는 기업은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이들은 무엇보다 ‘총알’이 어느 때보다 풍부하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있다.

금융ㆍ유틸리티ㆍ운송을 제외한 S&P500 기업의 보유 현금은 지난해 말 현재 1조3000억 달러에 달했다. 애플의 보유한 현금은 지난 분기 기준 1640억 달러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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