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6일 발표한 ‘2014 세법개정안’에 대해 경제계가 내수 침체에 도움이 될 법안이 담겨있다며 환영했다. 논란이 됐던 사내유보금 과세에 대해서는 그간 강경히 반대했던 것에서 한 발 물러나 ‘세심한 고려 필요’, ‘한시적 시행에 다행’ 등으로 톤을 낮췄으나 우려는 여전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세법개정안에 장기 저성장구조, 고령화 사회 등 변화된 경제·사회 여건에 대응하기 위한 시의적절한 방안들이 담겨 있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특히 안전·서비스·중소기업 투자 인센티브 확대, 중소·중견기업 가업승계 지원 개선 등은 투자를 촉진하고 기업의욕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이라며 환영했다.
경제계의 우려가 컸던 기업소득환류세제의 경우 “한시적으로만 시행하게 돼 다행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다만 향후 유보소득기준율, 과세 제외 소득활용 용도 등 구체적인 제도 내용은 다양한 기업 현실이 반영될 수 있도록 충분한 논의와 사회적 합의를 통해 설계되기를 기대했다. 아울러 경제환경 변화와 내수활성화 효과를 고려해 중견기업과 대기업에 대해서도 접대비 한도 범위를 늘리고, 기업 이중과세 부담을 가중시키는 외국납부세액공제 축소에 대해서도 기업들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해 달라고 주문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세법개정안은 내수 진작과 경제 활성화에 초점을 맞춘 세제개편으로, 지방투자와 서비스업에 대한 고용창출투자세액공제과 안전설비투자세액공제 확대를 통해 고용창출과 안전에 대한 정부의 의지를 확인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기업소득환류세제의 목적이 세수확보가 아닌 만큼 기업 국내외 투자 확대에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세심한 고려가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기업투자 활성화 차원에서 고용창출투자세액공제의 기본공제율 축소는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국무역협회는 세법개정안이 경기 회복과 일자리 창출에 크게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한다는 논평을 냈다. 무협은 “임금을 인상하거나 지방 투자에 적극적인 기업에 세제 혜택을 주는 방안은 무역업계의 건의 내용이었고 이런 사안이 정책이 반영된 것을 높이 평가한다”고 밝혔다.
이어 “신성장동력 연구·개발(R&D)비용 세액공제 대상에 문화콘텐츠 분야 핵심기술을 추가하는 등 문화와 의료 분야 경쟁력 제고를 위해 정부가 노력한 것으로 판단한다”면서 “그럼에도 서비스 산업은 아직 제조업보다 불리한 대우를 받는 만큼 제조업과 동등한 수준의 정책 지원이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한편, 기업소득환류세제 대상으로 지정된 대기업에서는 사내유보금 과세에 대한 우려가 컸다.
대기업 한 관계자는 “기업이 미래를 대비해서 유보금을 쌓아두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며 “세금 부과의 궁극적인 목적이 투자 유도라는 점을 생각할 때 반 강압적인 방법의 과세보다는 기업이 실제 투자에 나설 수 있도록 유도하는 다양한 방안들이 나오는 게 맞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대기업 관계자는 “기업소득환류세제에서 해외투자를 공제대상에서 제외한 것은 기업의 해외진출을 가로막는 장벽이 될 것”이라며 “해외에서의 이익 창출이 결국 기업 투자 확대로 이어지는 것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것이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반면, 모 그룹 관계자는 “새 경제팀이 경제활성화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고, 세법개정안도 기업경쟁력을 높이고 내수경제를 활성화하는 방향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다행”이라면서 “규제개혁 등 경제살리기 환경이 지속적으로 조성되고 있는 만큼 기업들도 본연의 업무인 투자, 고용에 적극 나서겠다”며 정책 방향에 부응하는 모습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