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춘 대통령 비서실장이 조만간 사퇴할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 고위 관계자는 7일 기자와 만나 “김기춘 실장의 사퇴 표명 이후 본격적인 후임 물색에 나서 현재 최종 후보군이 극소수로 압축된 상태”라며 “이는 대통령 여름휴가 때 최종 결정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김 실장이 사퇴를 결심한 건 이미 오래 전부터다. 올들어 가족의 우환에 이어 본인의 지병까지 더 악화되면서 정신적으로, 또 물리적으로 업무수행이 쉽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박근혜 대통령은 사의를 반려했다.
그러나 최근 청와대 인사위원회 위원장으로서 잇따른 인사실패 논란에 휩싸이면서 비판의 도마에 올랐고, 여당 일부와 야당으로부터 사퇴 압력을 받아 왔다.
특히 김 실장은 지난 5일로 실장에 취임한 지 1년이 됐고 2기 내각 인선도 마무리된 상황에서 스스로 물러나는 나는 것이 박근혜 정부의 성공에 도움이 된다고 대통령을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실장 후임에는 현경대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과 안병훈 전 조선일보 부사장, 권영세 주중대사, 권철현 전 주일대사 등이 하마평에 올라 있다.
현 수석부의장과 안 전 부사장은 박 대통령의 원로자문그룹인 이른바 ‘7인회’ 맴버다. 박 대통령과 직접 연락이 닿는 몇 안 되는 인물이기도 하다.
1939년 생으로 김 실장과 동갑인 현 수석부의장은 김 실장이 직접 대통령에 천거했다고 한다. 현 수석부의장은 사시 5회 출신으로 법무부 법무실 검사, 서울지방검찰청 특수부 검사로 일하다 제11대 국회에서 원내로 진출한 뒤 12·14·15·16대 5선 국회의원을 지냈다. 정치권에 들어와선 민자당 원내총무, 새누리당 제주도당위원장 등을 역임했고, 지난 2007년 대선 때 박근혜 캠프 고문과 외곽조직인 한강포럼을 주도했다.
조선일보 기자 출신으로 김 실장보다 1살 더 많은 안 전 부사장도 박근혜 캠프 선대위원장으로 선거를 지휘했다. 현재 도서출판 기파랑 대표이사와 서재필기념회 이사장을 맡고 있다.
50대로 유력 후보군 중 가장 젊은 권 대사는 검사 출신으로 16·17·18대 3선 의원을 지내는 동안 친박(친박근혜)계에서 활동해왔다. 한나라당 전략기획위원회 위원장, 사무총장 등 요직을 두루 거쳤다.
권 전 대사는 15·16·17대 3선 의원으로, 현재 새누리당 상임고문으로 활동 중이다.
한편 청와대는 김 실장의 사퇴보도에 대해 부인했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이투데이 보도 내용을 김기춘 실장에게 확인한 결과) 김 실장의 정확한 워딩을 얘기할 수 없지만, 분명한 뜻으로 사실이 아니라는 말씀을 해왔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