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의 ‘반격’...핀란드 등 EU 타격 불가피

입력 2014-08-07 2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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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ㆍ美 등 식품 수입 전면 금지...결국 자충수라는 평가도, 미섹스지수 3개월만에 최저치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총리는 7일(현지시간) EU와 미국 등 서방 주요국의 식품 수입을 전면 금지했다. 사진은 모스크바의 한 식품매장. 블룸버그

러시아가 미국과 유럽연합(EU) 주요국 등 대(對)러 제재 참여국들의 식품 수입을 금지하면서 그 여파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총리는 7일(현지시간) 유럽연합(EU)을 비롯해 미국 호주 캐나다 노르웨이 등에서 생산된 소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생선 과일 등의 수입을 전면 금지키로 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이는 전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발표한 대통령령에 따른 것이다.

이번 금수 조치로 미국과 EU는 물론 러시아 역시 경제적인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국가별로는 핀란드가 가장 큰 피해를 입을 전망이라고 블룸버그는 내다봤다. 핀란드는 유로존(유로화 사용 18국)에서 대러 무역 비중이 가장 높은 나라로, 이미 우크라이나 위기가 불거진 지난 3월부터 대러 수출이 감소하기 시작했다.

핀란드는 수출의 10%, 수입의 18%를 러시아에 의존하고 있다. 핀란드는 지난해 러시아에 4억 유로(약 5500억원) 규모의 식품을 수출했다.

핀란드 최대 유제품업체 발리오는 이날 러시아에 수출되는 제품의 생산라인 가동을 중단했다면서 이에 따른 피해를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안시 란탈라 악티아뱅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러시아 역시 이번 위기의 충격을 간접적으로 받게 될 것”이라면서 “핀란드는 이에 따른 부정적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EU 전체의 손실도 상당할 전망이다. 모스크바 주재 EU 대사 비가우다스 우샤츠카스는 러시아의 식품 금수 조치로 EU가 120억 유로의 손실을 볼 것으로 내다봤다.

2011년 기준 러시아는 EU 과일 수출의 28%, 채소 수출의 21%를 차지했다.

미국도 전체 닭고기 수출의 8%를 러시아에 의존하고 있어 피해가 예상된다.

러시아 또한 이번 제재로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지는 등의 부작용에 시달릴 전망이다. 국내 수요의 70%를 수입하는 과일과, 30%를 수입하는 육류 가격이 급등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금수 조치로 러시아 생산업자들의 경쟁력을 키울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중국과 브라질 등 대체 수입국을 활용하면 경제적 파장이 제한될 수 있다는 평가도 있다.

브라질 양계 업계는 러시아에 15만t 규모 닭고기를 수출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나타내기도 했다.

그러나 러시아의 반격은 결국 자충수가 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러시아는 지난해 431억 달러어치의 식품과 곡물을 수입했다. 이중 369억 달러어치는 구소련 이외 지역에서 수입한 것이다.

이날 제재 여파에 대한 우려로 러시아 주식시장은 약세를 면치 못했다. 모스크바증시 미섹스지수는 이날 장중 1.6% 하락하면서 3개월 만에 최저치로 밀렸다. 미섹스지수는 올들어 13% 가까이 하락했다. 루블화 가치 역시 달러 대비 0.6% 하락하는 등 약세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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