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효자손으로도 때리지 말라

입력 2014-08-08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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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자손으로도 때리지 말라-팍팍한 삶에 위트로 맞서는 생활밀착형 유머 에세이

40년 기자 생활로 다져진 내공의 한국일보 논설고문 임철순은 심심풀이처럼 가볍게 던진 이야기와 소소한 1여년의 일상을 100편의 유머 에세이 ‘효자손으로도 때리지 말라’ 속에 담았다.

이 책은 총 5부로 구성됐다. ‘또 한 살 먹었다’와 ‘남자는 앉아서, 여자는 서서’, ‘환장적이고 가축적이고’, ‘기자정신의 반대말’, ‘섞어라, 마셔라’ 등의 주제를 통해 저자는 멋쩍은 실수담에서부터 상식 발굴, 세대 간 소통 문제까지 지적한다.

갖가지 음주 풍습과 실전에서 바로 쓸 수 있는 기발한 건배사도 줄줄이 소개되며, 호기심으로 건져 올린 이야기들을 폭 넓은 스펙트럼으로 보여준다. “왜 사람을 파리채로 때리냐”는 자식의 울음 섞인 질문에 “효자손으로 때리면 효자 되냐”는 엄마의 응답은 점점 더 자식 키우기가 어려워지는 세상의 목소리를 대변한다.

저자는 자신의 몸에 본능처럼 밴 기자 정신으로 사소한 일상에서도 예리한 시선을 견지한다. 부족한 시민의식과 불필요한 허위의식, 우리말의 잘못된 사용 등을 지적하며 기자로서의 날카로움을 버리지 않아 눈에 띈다.

하지만 저자는 자기 성찰을 잊지 않았다. 보편적인 도덕성과 인간성을 잃지 않는 기자정신으로, 자신의 뒷모습과 다른 이의 뒷모습까지 챙겨 보는 배려심을 갖춘 그다. 그래서인지 그의 여유로운 농담과 유머는 남의 이야기가 아닌, 우리 모두의 이야기처럼 들린다.

임철순 지음 / 열린책들 펴냄 / 352쪽 / 1만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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