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이라크에 전격 개입하면서 사태가 어떻게 전개될지 주목된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이라크 공습을 승인했다고 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자국민 보호를 명분으로 내세웠다. 그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나는 오늘 이라크에서 두 개의 작전을 승인했다”며 “하나는 이라크에 있는 미국인을 보호하기 위한 제한된 공습, 다른 하나는 산 속에서 고립된 채 죽어가는 이라크 주민에 대한 인도주의적 지원”이라고 운을 뗐다.
이어 “이슬람국가(IS) 무장반도들이 미국 외교사절이 있는 쿠르드자치정부의 아르빌시에 접근하고 이라크 주문이 학살 위기에 처한다면 즉각 공습에 나설 것”이라며 “미국은 대학살을 막을 특별한 능력이 있으면서 이런 학살에 눈을 감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이 기독교도와 기타 소수민족들에 가하는 대학살을 막고자 공습을 승인했다”며 “이번 주 초 한 이라크인이 세계를 향해 아무도 우리를 도우러 오지 않는다고 호소했다. 오늘 미국이 도우러 간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그는 “이라크에 지상군은 투입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IS가 종교와 인종적 소수자에 대한 탄압을 지속하면서 이라크를 둘러싼 인도주의적 혼란이 커지고 있다. 이에 미국은 개입을 확대하고 있다고 통신은 전했다.
미국 공군 항공기들은 이날 IS에 의해 고립된 이라크 북부 신자르 지역에 식량과 물 등 구호물자를 투하했다. 이 지역에는 소수민족인 야지디족이 집중적으로 거주하고 있다. 야지디족은 고대 페르시아 종교인 조로아스터교에서 파생된 종교를 믿고 있다. 현재 이 지역에서 5만명의 야지디족이 궁지에 몰려있으며 그 가운데 절반은 어린이라고 통신은 전했다.
미국 국방부는 “C-130과 C-17 수송기가 동원됐으며 5000갤런의 신선한 물을 포함한 구호물자 세트 16개를 투하했고 F-18 전투기가 호위했다”며 “작전이 성공적으로 끝나 비행기들이 안전하게 착륙한 상태”라고 밝혔다.
오바마의 명령은 이라크 혼란에 대한 미국의 태도가 크게 바뀌고 있음을 나타내는 것이다. 지난달 IS가 중부 이라크를 휩쓸며 바그다드를 위협했을 때 오바마는 이라크 정부의 공습 요청을 거절했다.
그러나 IS가 잇따라 승리를 거두고 기독교 마을 5곳을 장악해 주민 10여만명이 피난길에 오르는 등 대학살 우려가 고조됐다. 이에 오바마가 공습 결단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