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이라크 반군에 전격적인 공습을 단행함에 따라 이라크 북부에서 파죽지세로 영역을 확장하던 수니파 반군의 기세도 한풀 꺾일 전망으로 보인다.
지난 6월 초 이라크 제2의 도시 북부 모술을 장악한 이래 반군을 주도하는 이슬람 근본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전투기 공습을 당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그러나 반군에게 이렇다 할 타격을 주지 못하는 이라크 정부군의 공습은 정밀도나 위력에서 세계 최강의 공군력을 자랑하는 미군의 공습에 비할 바가 못 된다.
8일(현지시간) 오후 1시 45분경 이라크 북부 쿠르드자치정부(KRG) 수도 아르빌 인근에서 F/A-18 전투기 2대로 IS 야포 부대를 포격했다. IS의 피해규모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으나 아르빌을 방어하는 KRG군 조직 페쉬메르가를 공격하려던 반군의 이동식 야포와 야포를 운반하는 트럭이 대부분 파괴된 것으로 전해졌다.
대규모의 공습은 아니었으나 최근 모술을 거점으로 서북부 신자르 산악지대와 동부 쿠르드 지역에서 진격하던 IS의 공세를 주춤하게 만들기에는 충분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라크군 합참의장 바바커 제바리 중장은 “미군의 공습은 지상에서의 거대한 변화를 의미하며 수 시간 안에 이라크 정부군과 페위메르가의 대대적인 반격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반면 이라크와 시리아 일대 칼리프가 통지하는 ‘이슬람국가’ 수립까지 선포한 IS를 완전히 뿌리 뽑는 것은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미국이 “이라크 사태는 궁극적으로 시아파, 수니파, 쿠르드는 물론 소수 종파와 민족을 아우르는 통합정부를 구성해 이라크 스스로 풀어야 한다”는 입장을 내보이고 지상군 투입 가능성을 거듭 부인하면서 확전 가능성을 경계하는 분위기로 제한적 공습에 그칠 것으로 예측된다.
이러한 제한적 공습으로는 이라크 사태를 궁극적으로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의견이다.
IS는 지난 3년간 시리아 내전에서 다져진 전투력이 만만치 않고 특히 봉기 초기 이라크 정부군이 버리고 간 최신무기를 다시 확보하고 있어 수적 열세를 극복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민간인 피해에 대한 우려로 공습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이라크 정부구이나 페쉬메르가의 지상군만으로 IS 제거는 쉽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