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연천에서 관심병사로 분류됐던 육군 상병이 군 5톤 트럭을 몰고 탈영해 민간인 4명이 부상을 당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후임병에게 폭언한 혐의로 처벌받을 상황을 참지 못하고 탈영을 감행, 결국 자신이 몰던 트럭과 함께 다리 아래로 추락해 군 헌병대로 연행됐다. 잇따른 군 사고에 군 당국도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9일 군ㆍ경찰 등에 따르면 육군 6포병여단 소속 이모(21) 상병은 지난 8일 오후 8시15분께 5톤 군용트럭을 몰다가 연천군 대광리에서 버스와 추돌했다. 이에 버스에 타고 있던 승객 2명이 부상을 당했다.
첫 번째 사고를 낸 이 상병은 계속해서 트럭을 몰고 도주하다가 약 10분 뒤 연천군 차탄교 부근에서 민간 소형차와 두 번째 추돌사고를 냈다. 승용차에 타고 있는 민간인은 하반신에 심각한 골절상을 입는 등 중태에 빠졌고, 운전자의 아내도 경상을 당해 현재 병원에서 치료 중이다. 두 차례 추돌사고로 민간인에게 부상을 입힌 이 상병은 약 5분 뒤 커브길을 제대로 돌지 못하면서 차탄교 5m 아래로 떨어졌다.
이 상병은 이 사고로 얼굴 타박상과 다리를 약간 저는 가벼운 상처를 받아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군 헌병대로 연행됐다. 이날 이 상병은 기자들의 탈영 이유 질문에 대해서도 무표정으로 일관하며 군 차량에 탑승하기도 했다.
군과 경찰에 따르면 이 상병은 차량 정비병으로, 최근 후임병에게 폭언을 해 군 징계위원회에 회부돼 대기 중인 상태였다. 관심병사 A급으로 분류됐던 이 상병은 그동안 군 병원에서 정신과 치료를 받는 등 군 생활에 적응이 쉽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군은 이 상병의 탈영 배경에 대해 정확한 경위를 조사 중이다.
잇따른 군 사고에 군 당국도 당황하는 눈치가 역력하다. 최근 윤 일병 사고에 대한 국민들의 분노가 식지도 않은 상황에서 또 한 번의 탈영사고로 군에 대한 신뢰도도 더욱 떨어지고 있는 상태다. 자녀를 가진 부모세대 국민들을 중심으로 '자식을 군대에 보내도 될 지 모르겠다'는 우려도 점차 확산되고 있어 군 당국의 사건 처리 행보에도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