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에 한 번이지만 휴가기간 중 가족과 함께 산과 바다로 떠나기 보다 더불어 함께 하는 나눔여행에 기꺼이 동참해 온 것이다. 찌는 듯한 무더위와 마을 회관에서의 불편한 잠자리도 한 여름의 여백을 '봉사'라는 추억으로 채워 넣기에는 문제가 되지 않았던 것 같다.
1995년부터 시작해 온 하계 농촌봉사 활동. 벌써 20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봉사자 150명 중 10명 이상이 10회 이상 봉사활동에 참여해 오고 있다. 이 중에는 암을 극복하고 다시 참여한 봉사자도, 30대부터 시작해 이제는 50대가 된 이도, 아빠 따라 왔던 초등학생이 의젓한 대학생이 된 사람도 있다.
사랑을 베풀고 나눔을 실천하는 일, 아름답지만 쉽지 만은 않은 것 같다. 남보다는 나를, 이웃보다는 가족을, 나누기 보다는 모으는 일에 익숙해져 있는 현대인의 일상을 들여다 봤을 때 봉사는 그만큼 많은 희생을 강요(?) 당해야 하기 때문이다.
"봉사는 중독입니다." 약물 중독, 게임 중독 등 우리는 생활 주변의 안타까운 폐인들로 눈살을 찌푸리곤 한다. 중독(addiction)은 흔히 부정적 의미로 많이 사용되곤 한다. 하지만 봉사는 우리 사회에서 희망의 메시지를 읽을 수 있는 달콤한 유혹이다.
필자도 어느새 농촌봉사 활동에 참여한 지 12년이 흘렀다. 더운 날씨에 땀이 물 흐르듯 할 때에는 힘들고 어려움에 지칠 때도 많았지만 도움의 손길을 필요로 하시는 주변의 어려운 이웃을 볼 때마다, 그리고 그런 분들을 위해 기꺼이 즐거운 마음으로 봉사활동에 임하고 있는 '중독된 임직원들'을 보면 절로 힘이 난다.
그분들에게 오랜 세월 함께 하면서도 평소 하지 못했던 말들을 전하고 싶다. “감사합니다. 그리고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