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장및빛 전망에 부풀었던 창업투자회사들이 형편없는 상반기 성적을 기록했다.
창투사중에는 상반기 순손실 규모가 매출보다 많은 기업도 있었고, 6개월간의 매출액이 1억원을 밑도는 곳도 있었다.
◆창투사 1H 실적 ‘으악’
27일 Fn가이드에 따르면 코스닥에 상장된 12월 결산법인 13곳과 3월 결산법인 대신개발금융,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인 KTB네트워크 등 15개 창투사 중 HS창투, 무한투자, 우리기술투자, 한림창업투자 등 8곳은 상반기 순손실을 기록했다.
이들 8곳은 평균 순손실 규모는 15억700만원에 달한다.
코스닥 퇴출시한인 24일에야 반기보고서를 제출한 HS창투의 상반기 영업손실은 67억원, 반기순손실도 66억원에 달했다. 반기 주당순이익은 758원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무한투자의 경우 영업손실과 순손실이 상반기 매출보다 많았다. 6개월간 무한투자의 매출은 18억원에 불과했으나 영업손실과 순손실은 각각 33억원, 31억원이었다.
우리기술투자는 2분기 영업손실이 9억7700만원으로 1분기 영업이익(2억9700만원)의 3배이상의 손실을 냈다.
유가증권 상장사인 KTB네트워크를 제외할 경우 코스닥 창투사들은 평균 78억원의 매출(영업수익)을 보였고, 순이익은 평균 7000만원에 불과했다.
◆우회상장 규제가 ‘주범?’
올해 초 M증권사에서는 벤처캐피탈 산업이 본격 회복국면에 진입할 것이라며 금융업종 중 증권과 더불어 가장 빛을 보는 금융업종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코스닥 시장의 부진, 신규상장 종목의 수익률 하락, 우회상장 규제안 강화 등으로 창투사들에 대한 전망은 보기좋게 빗나갔다.
창투사와 같은 벤처캐피탈 업종의 경우 수익구조 상 증시 상황에 따른 이익 변동폭이 매우 크다.
창투사들은 보통 장외기업을 발굴, 선투자해 상장시키면서 수익을 얻게 되지만 우회상장 규제 등으로 장외기업의 상장 자체가 어려워진데다 코스닥시장 부진으로 신규 상장종목마저 기대수익률을 밑돌며 실적이 악화됐다는 설명이다.
◆시간이 필요하다?
지난해 봇물을 이뤘던 우회상장 덕에 창투사들이 랠리를 보였으나 현 시점에서 창투사들에 대한 투자는 일단 미루는 게 좋아 보인다.
박동명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창투사 랠리에는 우회상장주들이 큰 몫을 차지해다”며 “이처럼 무차별적으로 상장된 부실한 우회상장 종목이 구조조정된 이후에나 창투사들의 실적 개선세를 기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신 연구원은 “지난해 이상의 랠리를 보이긴 어렵다”면서 “다만 하반기에는 상반기보다 약간 나아지는 모습을 보일 수 있다”고 예상했다.
전문가들은 4분기 이후 코스닥시장이 좋아질 것으로 보이나 창투사 주가에 바로 반영될지 미지수인 데다 특성상 증권사 분석대상에서 제외돼 있기 때문에 투자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