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과 담배, 도박 등 이른바 '죄악주'가 새 경제팀의 출범 이후 대표적인 배당주로 거론되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다.
13일 한국거래소와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이끄는 2기 경제팀이 출범한 6월 중순 이후(6월 13일~8월 12일) 강원랜드와 KT&G 등을 비롯한 일명 죄악주 6개 종목의 주가가 7.71%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종목의 공통점은 경기 불황기에 상승세를 탄다는 점 외에 배당성향이 높거나 앞으로 높아질 가능성이 커 주목받고 있다는 점이다.
카지노주 중에선 가장 실적 전망이 밝은 강원랜드 주가가 18.71% 뛰어올랐고 GKL이 4.53% 상승했다.
강원랜드는 배당 촉진 정책에 따른 대표 수혜 종목으로 꼽힌다. 강원랜드는 배당성향을 50% 수준으로 유지해온 데다 최근 증설로 이익 증가가 예상되는 '배당 성장주'다.
국내 기업의 배당성향이 평균 20%임을 감안하면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임을 알 수 있다.
강원랜드는 올해 상반기 2천65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올해 예상 순이익을 4천억원 정도로 추산하고 기존 배당성향을 적용하면 연말 예상 배당규모는 2천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강원랜드의 지난해 결산 배당금은 주당 730원, 배당금 총액은 1천480억원에 달했다.
강원랜드와 함께 카지노주에 속하는 GKL과 파라다이스도 배당을 꾸준히 해온 기업으로, 앞으로 정부 정책 부응해 더 적극적인 배당을 시행할 것이란 기대를 모은다.
GKL과 파라다이스의 최근 3년 평균 배당성향은 각각 51.15%, 32.71%로 높은 편이다.
특히 파라다이스는 올해 6월 주당 100원의 중간 배당을 시행해 투자자의 기대감을 확인시켰고, GKL은 지난해 주당 130원의 중간 배당을 실시한 바 있다.
다만, 파라다이스의 주가는 2분기 부진한 실적으로 약세(-9.24%)를 나타냈다. 이 회사의 2분기 영업이익은 작년 동기보다 15% 줄어든 337억원을 기록했다.
담배업체 KT&G의 주가는 이 기간 9.83% 급등했다.
KT&G는 최근 3년 평균 배당성향이 59.06%이며, 배당수익률도 3년 연속 3% 이상을 유지해왔다. 이런 가운데 올 하반기 담배세가 인상되면 KT&G의 실적이 좋아져 배당금이 한층 더 늘어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경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KT&G의 배당수익률이 올해 3.3%, 내년에는 3.6%로 높아질 것"이라며 "실적이 개선되는 데 반해 큰 투자는 없어 꾸준히 배당금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주류업체 중에는 맥주 신제품 흥행에 원화 강세에 따른 원료비 절감 수혜까지 입은 롯데칠성이 15.16%로 가장 높은 상승률을 나타냈다. 롯데칠성은 이런 겹호재에 힘입어 지난 6일에는 역대 최고가(218만7천원)를 경신하기도 했다.
롯데칠성의 최근 3년 평균 배당성향은 6.01%로 낮은 수준이지만 향후 배당 잠재력이 높은 기업으로 손꼽힌다.
양일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롯데그룹이 최근 계열사 간 지분을 교환하며 지주회사로의 전환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며 "지주회사 전환 시 배당에 대한 과세가 유리해 배당성향 상승도 기대해볼만 하다"고 점쳤다.
같은 기간 하이트진로도 7.27% 급상승했다. 하이트진로는 90% 안팎의 압도적인 배당성향을 유지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