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효찬의 명문가 자녀교육 따라잡기] 위기 때에도 기록하라-이순신 家②

입력 2014-08-13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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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효찬 자녀경영연구소장

조선을 구한 이순신과 로마를 떠올리면 연상되는 카이사르와의 공통점은 전쟁터에서 전황을 기록한 것을 우선적으로 꼽을 수 있다. 삶과 죽음이 교차하는 긴장의 순간에도 글쓰기를 놓지 않았다. 덕분에 카이사르는 8년간의 갈리아 전쟁을 온전히 기록한 ‘갈리아 전쟁기’와 ‘내전기’를 후세에 남겼고, 이순신은 임진왜란 전쟁기인 ‘난중일기’를 7년 동안 써 후세에 전했다.

‘난중일기’를 보면 날씨에 대해 꼭 기록하고 있다. 덥다거나 춥다거나 비가 내린다거나 등등 그날의 날씨를 빠뜨리지 않았다. 전쟁터에서 날씨는 큰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훗날 자신을 되돌아볼 때 일기보다 더한 자료가 있을까.

“한산섬 달 밝은 밤에/ 수루에 홀로 앉아/ 큰 칼 옆에 차고/ 깊은 시름하는 차에/ 어디서 일성호가는/ 나의 애를 끊나니….”

이 시는 이순신이 쓴 ‘한산도의 노래’다. ‘난중일기’에는 “이야기할 적에 피리 소리가 처량하게 들려 왔다”(갑오년 6월 11일)라고 적고 있고, “희미한 달빛이 다락에 비치었는데 잠을 이루지 못하고 시를 읊어 긴 밤을 새웠다”(을미년 8월 15일)라는 심정이 적혀 있다. 갑오년은 임진왜란이 발발한 이듬해인 1594년이다.

이순신은 20세까지 과거시험 준비로 문과 공부를 했다. 대부분 수험생들이 보는 서책을 섭렵했다. 10살 때는 ‘중용’과 ‘대학’을 공부할 정도로 학구적이었다. 그가 주옥같은 시들을 쓸 수 있었던 것도 바로 10대 시절 여러 방면으로 풍부히 공부한 덕분이었을 것이다.

“윗사람을 따르고 상관을 섬겨/ 너희들은 직책을 다하였건만/부하를 위로하고 사랑하는 일/나는 그런 덕이 모자랐도다./그대 혼들을 한 자리에 부르노니/여기에 차린 제물 받으오시라.”

이순신은 함께 싸우다 전사한 전우들을 추모하는 시를 썼다. 부하를 사랑하는 장군의 정성을 오롯이 읽을 수 있다. 무장인 그가 시인보다 더 가슴을 파고드는 시를 남긴 것이다. 이순신은 세계적인 명장이면서 뛰어난 문인이기도 했다. 그가 10대 시절부터 갈고 닦아 온 공부가 아니었다면 이런 시를 지을 수 없었을 것이다. 참다운 군인은 다름 아닌 ‘책 읽는 군인’에서 시작되는 것이다. 이순신은 청소년 시절부터 익힌 다양한 인문고전의 지혜를 겸비할 수 있었고 용장으로 거듭날 수 있었다고 할 수 있다.

이순신이 임진왜란 7년 동안 쓴 ‘난중일기’에는 어머니에 대한 이야기가 모두 75회 등장한다. 급박한 전쟁 상황에서 쓴 일기에는 어머니를 생각하는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어머니의 생신을 챙기고 정성껏 선물을 싸 보내는 글을 대할 때 이순신이 얼마나 어머니를 생각했는가를 짐작하고도 남는다. 어머니는 아들을 떠나보내며 “잘 가거라. 나라에 욕됨을 크게 씻어라”라고 말했다. 옛말에 “충신을 구하려거든 반드시 효자 가문에서 구하라”라고 했다. 이 말은 고리타분하게 생각해서는 안 된다. 부모를 업신여기는 사람은 세상에 나가 다른 사람들로부터 대접받을 수는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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