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현장에 가장 먼저 도착한 경비정인 목포해경 123정의 정장이 선체 진입을 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깜빡 잊었다”고 말해 유가족의 탄식을 자아냈다.
13일 광주지법에서 열린 이준석 선장 등 세월호 승무원 15명에 대한 8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김모 정장은 “(4월 16일) 오전 9시 48분께 서해지방 해양경찰청 상황실로부터 선체진입 명령을 받고도 이행하지 않은 이유가 뭐냐”는 검사의 질문에 “당황해서 깜빡 잊었다”고 답했다.
김 정장은 “도착했을 때 세월호가 50도가량 기울고 배가 조류에 밀려 계속 기울어 안전상 진입 지시를 못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김 정장은 기자회견과 초기 검찰 조사에서 퇴선방송을 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는 “퇴선방송을 하지 않았다”면서 “거짓말해서 죄송하다. 곧바로 뉘우쳐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못했다”고 사과했다.
감사원 감사와 검찰 조사 과정에서 직원들과 모여 구조활동과 관련한 회의를 한 사실도 드러났다. 김 정장은 “퇴선명령 여부가 이슈화돼 사실대로 말하도록 직원들에게 지시했고, 검찰 조사에서도 아는 것은 정확히 대답하고 모르는 것은 추측하지 말라고 당부했다”며 “검찰 조사를 돕기 위해서였고 거짓으로 하려는 것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또 김 정장은 “~한 것으로 안다”, “~한 것 같다”는 등 오락가락한 추측성 증언으로 재판장의 주의를 받기도 했다.
이날 법정에는 김 정장 등 123정 승조원 2명, 헬기로 구조활동을 벌인 항공구조사 4명이 증인으로 출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