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복식 프란치스코 교황
프란치스코 교황은 16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한국 천주교 순교자 124위 시복미사에서 "순교자들의 유산은 이 나라와 온 세계에서 평화를 위해, 그리고 진정한 인간 가치를 수호하기 위해 이바지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천주교 신자 등 17만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 123위' 시복미사를 집전했다.
또 프란치스코 교황은 강론에서 "순교자들의 모범은 막대한 부요(부유함) 곁에서 매우 비참한 가난이 소리 없이 자라나고 가난한 사람들의 울부짖음이 좀처럼 주목받지 못하는 사회들 안에 살고 있는 우리에게 많은 것을 일깨워 준다"고 말했다.
교황은 "오늘은 한국인에게 큰 기쁨의 날"이라며 "순교자들은 우리가 과연 무엇을 위해 죽을 각오가 되어 있는지, 그런 것이 과연 있는지를 생각하도록 우리에게 도전해 온다"며 "순교자들의 모범을 따르면서 주님의 말씀을 그대로 받아들여 믿는다면, 순교자들이 죽음에 이르도록 간직했던 그 숭고한 자유와 기쁨이 무엇인지 마침내 깨닫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하느님의 신비로운 섭리 안에서, 한국 땅에 닿게 된 그리스도교 신앙은 선교사들을 통해 전해지지 않았으며, 한민족의 마음과 정신을 통해 이 땅에 그리스도교 신앙이 들어오게 됐다"고 자발적으로 탄생한 한국천주교 역사를 소개했다.
한편 오전 10시 시작된 미사는 안명옥 주교의 시복 청원과 124위 약전 낭독에 이은 교황의 시복 선언과 복자화 개막, 교황 강론, 평화예식, 영성체 예식 등으로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