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복식 프란치스코 교황 세월호
▲프란치스코 교황이 세월호 유가족을 만나고 있다. (출처=YTN 방송화면 캡처)
16일 오전 9시 8분께 서소문 순교성지 방문을 마치고 서울광장에서 덮개없는 흰색 차량에 올라탄 교황은 광화문 바로 앞 제단까지 카퍼레이드가 진행되는 동안 환한 웃음을 지으며 손을 흔들었다. 그는 때때로 차를 멈춘 뒤 부모와 함께 미사에 참석한 어린이 10여명을 들어 안고 머리에 입을 맞추거나 머리를 쓰다듬었다.
교황이 탄 차량은 제단을 돌아 오전 9시 31분께 세월호 유족 400여명이 모여있던 광화문광장 끝에 멈춰섰다. 교황은 차에서 내려 딸 김유민양을 잃고 34일째 단식 중인 김영오씨의 두 손을 붙잡았다. 김씨는 교황의 손등에 입을 맞춘 뒤 "이런 참사가 일어나지 않게 특별법이 제정될 수 있도록 기도해 달라. 세월호를 절대 잊지 말아달라"고 부탁했다.
김씨는 교황에게 미리 준비한 노란색 봉투에 담긴 편지를 건네기도 했다. 편지에는 "당신께선 가난하고 미약하고 가장 보잘것없는 사람을 끌어안는 것이 교황이 할 일이라고 하셨다"면서 "세월호 유가족은 가장 가난하고 보잘 것 없으니 도와주시고 보살펴 주시고 기도해 주시고 진실이 밝혀질 때까지 도와주시라"는 내용이 담겼다.
교황은 이날 왼쪽 가슴에 노란 리본 배지를 달고 카퍼레이드를 했다. 이 모습을 본 유족들은 "감사합니다"란 말을 연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