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톡톡] 남경필, 3일전 아들 사건 알고도 왜 침묵했나?

입력 2014-08-17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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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군내 폭력과 가혹행위가 국가적 문제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남경필 경기도지사의 아들이 후임병사를 폭행한 사건이 언론을 통해 알려졌다.

남경필 지사는 17일 경기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의 장남과 관련한 군내 가혹행위 사건에 대해 피해병사와 가족에게 사과했다.

이에 앞서 남 지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제 아들이 군복무 중 일으킨 잘못에 대해 피해를 입은 병사와 가족분들에게 고개 숙여 사과드립니다”라는 글로 먼저 장남의 잘못을 인정했다.

하지만 이 같은 남경필 지사의 사과가 자발적인 것이 아니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그는 이날 있은 기자회견을 통해 “13일 조사를 담당하고 있는 헌병대로 부터 이러이러한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는 연락을 받았다”고 밝히며, 이미 사건을 사전에 인지하고 있었음을 인정했다.

남 지사 장남의 가혹행위 사건이 언론을 통해 알려진 것은 16일, 즉 최소 3일전 남 지사는 아들의 사건에 대해 이미 알고 있었고 그간 침묵했다는 의미다.

그러나 남 지사는 언론에 사건이 보도되기 까지 어떠한 사과도 하지 않았고, 언론에 해당 사건이 보도된 이후 기자회견이 아닌 페이스북을 통해 먼저 사과했다. 만약 사과를 미리 준비하고 있었다면 SNS를 통한 짧은 몇 줄의 사과문을 급히 올리지는 않았을 것이다.

남 지사가 전혀 사과를 준비하고 있지 않았다는 것은 그가 올린 페이스북의 단어 선택에서도 엿볼 수 있다. 그는 페이스북을 통해 사과하며 “사회지도층의 한 사람으로서 제 자식을 잘 가르치지 못한 점 모두 저의 불찰입니다”라고 말했다. 스스로를 사회지도층이라고까지 칭했다.

‘사회지도층’ 이란 단어는 네티즌들에게 뭇매를 맞았다. 아들 교육도 못시킨 사람이 스스로를 사회지도층으로 치켜세우는 것이 적절하냐는 것이다. 또 지도층이란 스스로를 높이는 것이기 때문에 지금 상황에서 자신을 높이는 것은 코미디라는 비아냥 거림도 나왔다.

남 지사가 SNS인 페이스북을 통해 사과 한 부분도 의문이다. 빠른 확산력을 위해 페이스북을 이용했다고 하기에는 해석에 무리가 따른다. 그의 트위터 팔로워는 페이스북보다 2.5배 가량 많은 2만5000여명이다. 정치적 사건의 경우 트위터의 확산력이 페이스북보다 월등히 높다는 것은 이미 몇 년간 경험으로, 이론적으로도 잘 알려진 사실이기 때문이다. 남 지사나 참모들이 이를 몰랐을리 없다.

이런 여러 정황 탓에 남 지사가 자신의 아들이 가혹행위와 관련해 조사를 받고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사과 대신 조용히 묻히기를 바랬을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남 지사는 젊은 감각과 소통하는 이미지로 경기도지사까지 올랐다. 하지만 이번 사건으로 자신의 아들에 대한 교육 책임, 또 사건을 먼저 국민에 알리지 않고 숨기려 했다는 의혹 등에서 자유롭지 못하게 됐다.

한편 강원도 철원군 중부전선 한 부대에서 근무 중인 남 지사의 장남 남모 상병은 지난 4월 초부터 이달 초까지 맡은 일과 훈련을 제대로 못 한다는 이유로 후임병 A 일병의 턱과 배를 주먹으로 수차례 때려온 혐의로 입건돼 조사를 받고 있다.

또 지난 7월 중순부터 최근까지 생활관에서 또 다른 후임병 B 일병을 뒤에서 껴안거나 손등으로 바지 지퍼 부위를 치는 등 성추행한 혐의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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