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식시장이 다시 사상 최고 수준으로 상승하면서 전망을 놓고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낙관론자들은 중앙은행의 저금리 기조와 기업 실적 개선에 주목하고, 증시가 연말까지 추가 랠리를 펼칠 것이라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월가의 대표적인 낙관론자로 거론되는 제레미 시겔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교수는 19일(현지시간) 경제전문방송 CNBC에 출연해 “지정학적인 위기에도 불구하고 증시는 강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올해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가 1만8000선을 넘을 것”이라면서, 1만9000선을 돌파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기업의 주가수익비율(PER)이 올해 실적 대비 16.5배를 기록하고 있다면서, PER가 17.5배까지 오를 때까지 주가는 더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울러 오는 2015년 S&P500 기업의 순이익이 6~10%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도 증시 상승의 배경이라고 시겔 교수는 덧붙였다.
그는 우크라이나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등에서 불거지는 지정학적인 불안 역시 시장에 큰 부담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증시가 이들 악재에 내성을 키우고 있다는 것이다.
신중론자들은 자산 가치가 지나치게 올랐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미국 경제가 회복하고 있는 것은 맞지만, 주가가 금융위기 이전 수준까지 오른 것은 거품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노벨상 수상자인 로버트 실러 예일대 교수는 이날 CNBC에 출연해 “주식과 채권, 부동산 가격이 모두 비싸다”고 밝혔다. 그는 자신이 개발한 경기조정 주가수익비율(CAPE)이 26을 기록했다며, 이는 지난 20년간 평균을 크게 웃도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CAPE는 경기 변동 요인을 고려해 최근 10년간 평균 PER을 산출한 것이다.
실러 교수는 “세계 경제가 불안하다”면서 연준의 자산매입 축소를 의미하는 테이퍼링(tapering) 역시 부담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그동안 주가와 채권 가격이 올랐고, 이제 주택시장도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면서 “모든 것이 비싸다”라고 주장했다.
이날 미국증시에서 다우지수가 0.48%, S&P500지수가 0.50% 오르는 등 주요 지수는 이틀 연속 상승세를 연출했다. 나스닥은 0.43% 오른 4527.51을 기록하며 지난 2000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 노동부가 이날 발표한 지난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0.1% 상승하면서, 연준의 초저금리 정책에 물가가 부담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기대가 커진 영향이다.
7월 주택착공이 전월에 비해 15.7% 증가해, 8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는 사실도 호재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