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 산하 한수원과 남동, 중부, 서부, 남부, 동서발전 등 6개 발전공기업이 지난해 늘린 은행 빚이 6조원을 넘기면서 하루 이자 돈만 23억원을 지급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더욱이 부채율은 지난해 일제히 100%를 돌파한데다 2017년까지 계속 늘어 일부 발전사는 200%에 근접할 것으로 전망돼 빚을 건전재정을 위한 재무개선대책이 요구된다.
21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새정치민주연합 박완주 의원(사진․천안을)이 산업통상자원부가 제출한 ‘발전회사 재무구조 추이’를 분석한 결과 6개 발전 공기업의 2013년 부채비율이 사상 처음으로 모두 100%를 넘어 113.4%∼127.7%로 급격히 늘었다.
발전사별로 1년간 늘린 금융권 부채만 한수원 1조4936억원, 남동발전 1조533억원, 중부발전 4350억원, 서부발전 1조3396억원, 남부발전 9612억원, 동서발전 1조4936억원 등 모두 6조5699억원에 달했다. 방만경영이 우려되는 이유다. 빌린 은행돈의 이자만 모두 8271억원으로 하루비용이 22억6600만원에 달했다.
발전사별로는 지난해 남동발전이 매출(4조1649억원)은 전년 대비 11% 감소한 반면 금융부채(3조7597억원) 평균증가율은 15%에 달하면서 연간 이자 돈으로 475억원을 사용했다. 부채비율(127.7%)도 전년 98%에서 30%포인트나 가파르게 올랐다.
중부발전 역시 금융권 부채가 연평균 18%씩 늘어난 가운데 지난해 은행 빚이 2조3326억원 달해 연간 이자만 629억원을 지불했다. 장기 부채비율 예측도 발전공기업 가운데 가장 높았다.
서부발전 부채비율은 지난해 7년 만에 처음으로 127.8%를 기록해 전년대비 무려 46.5%포인트가 늘어났다. 은행에서 빌린 돈이 3조1674억원에 연간이자가 675억원으로 평균증가율이 각각 41%와 38%씩을 기록했다.
남부발전의 지난해 부채비율은 113.4%로 발전공기업 가운데 가장 낮았지만, 은행 빚(2조7959억원) 평균증가율이 39%로 자산 평균증가율 13%의 3배에 달했다. 이자로 연간 554억원이나 사용했다.
동서발전 부채는 지난해 4조600억원으로 전년 대비 53%가 늘어난 가운데 은행빚(2조9385억원)은 무려 78%나 늘어났다. 연간 이자비용으로도 352억원을 지급했다.
한수원은 더욱 심각해 부채비율 평균증가율이 100%를 기록한데다 금융성부채는 지난해 9조6774억원에 달하면서 평균증가율이 2048%에 달했다. 금융비용은 연간 5586억원을 사용해 평균증가율이 209%에 달했다.
이처럼 발전공기업의 부실한 재무관리는 당분간 해소되지 않을 전망이다. 이들 발전사들의 재무관리 계획을 분석한 결과 2017년까지 부채 및 부채비율이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기 때문이다.
부채비율은 남동발전이 2014년 143%, 2015년 148%, 2016년 149%, 2017년 150%로 늘어난다. 중부발전 역시 2015년 198%까지 늘어났다가 2017년에서야 190%로 낮추는 계획을 보고했다.
서부발전은 2015년까지 174%로, 남부발전은 169.6%로, 동서발전은 142.5%, 한수원은 173%로 각각 늘어났다가 연차적으로 약간씩 줄일 계획으로 당분간 발전공기업의 건전한 재무관리는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발전공기업들이 부채를 줄이기 위해 내놓은 대책 역시 발전소 건설시기를 지연하는 사업시기 조절과 발전소부지 등 부동산 민간매각 일색이어서 원가절감과 매출증대 등 근본적 대책이 요구된다.
발전설비 투자에 따른 자연스러운 부채증감도 있지만 본사를 지방으로 이전하면서 사옥과 직원들의 사택 등에 지나친 투자가 부채를 늘린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박완주 의원은“박근혜 정부는 공기업 방만경영을 잡겠다고 했지만 지난해 발전공기업 당 평균 1조원이 넘는 은행 빚만 늘렸다”며“발전소 건설에 불가피한 측면도 있지만 합리적인 경영정상화 대책을 긴급히 세워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