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연저수지 둑 붕괴 ‘인재’…주민 요구 ‘묵살’

입력 2014-08-21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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둑이 붕괴된 경북 영천 괴연저수지는 그 동안 주민들이 여러 차례 정비를 요구했음에도 불구하고, 조치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21일 영천시에 따르면 올해 5월 말 저수지 인근 주민이 시청을 찾아 저수지에 물이 새는 것 같다며 보수를 요구했다.

실제로 주민들은 "수년 전부터 꾸준히 보수공사를 해달라고 시에 민원을 제기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시는 이에 대해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사고 저수지는 10여년 전에 정비가 이뤄진 이후 붕괴될 때까지 단 한차례의 보수도 시행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B등급은 정밀안전진단 대상은 아니지만 주민들의 요구가 있어 올해 추경에 1억원 정도 예산을 잡아 점검하려고 했다"고 전했다.

시는 이번 붕괴가 저수지에 물이 가득 차면서 물넘이가 압력을 견디지 못해 일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경북도의 재해취약 저수지 긴급 현장점검도 요란한 구호에만 그친 것으로 드러나 파장이 예상된다.

앞서 도는 지난 7~8일 제11호 태풍 '할롱'에 대비해 도내 재해취약 저수지 428개에 대한 긴급 현장점검을 실시했지만 사고 저수지는 대상에서 아예 제외됐다.

괴연저수지가 약간의 문제가 있지만, 저수지 기능에는 문제가 없는 B등급이라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이 저수지는 축조연도가 1945년이다. 만든지 69년이나 경과된 셈이다.

저수지의 내구연한은 60년이다. 이처럼 저수지가 노후돼 주민들이 보수 요청을 했는데도 행정당국은 육안 검사에 의존하는 점검에서 B등급을 받았다는 이유로 제대로 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경북도 관계자는 "내구연한이 60년이라고 하지만 보수와 보강이 계속 이뤄지면 연한은 늘어난다"며 "긴급 현장점검은 재해취약저수지, 공사중인 저수지 중심으로 실시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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