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정책 기대감으로 증권주가 강세를 보이면서 자사주 투자에 나섰던 증권사 CEO들이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특히 올해 들어서만 140% 가까운 주가 상승률을 기록한 교보증권의 김해준 사장의 투자가 눈길을 끌고 있다.
21일 교보증권은 공시를 통해 김해준 대표이사가 보유하고 있던 보통주 5000주를 장내매도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김 대표의 보유지분은 0.06%(2만5000주)로 줄었다.
처분단가는 1주당 1만930원으로 김 사장의 자사주 매입 평균단가가 약 6000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2배 가량의 투자수익을 거둔 셈이 된다.
김 사장이 처음 자사주를 매입한 것은 2011년으로 당시 김 사장은 자사주 1만주를 매수했다. 김 사장은 업황부진에 따른 실적 악화로 증권주 주가가 곤두박질 치던 지난해에도 다섯차례에 걸쳐 2만주를 추가로 사들였다.
2011년 매수가는 7149원이었으며 지난해 매수가는 4382~6458원으로 평균매입단가는 주당 5775원가량으로 추정된다.
이처럼 김 사장이 자사주 투자로 수익을 거둘 수 있었던 것은 최근 증권주가 정부의 정책 기대감으로 큰 폭으로 상승한데 따른 것이다. 증권업종 지수는 최근 한 달간 14% 가까이 상승했다.
특히 증권주 가운데서도 교보증권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연초대비 138.69%나 상승한 것. 돋보이는 실적 때문이었다. 교보증권의 실적 회복세가 눈에 띄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부터다. 지난해 교보증권의 회계연도 영업이익은 100억8366만원을 기록, 전년 대비 무려 426%(82억원)나 늘었다.
이같은 실적 호조세는 올해도 이어지는 모습이었다. 지난 1분기 순이익이 49억원을 기록해 전년동기 대비 흑자전환했고, 영업이익도 4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부터 꾸준히 진행해온 구조조정이 효과를 보이고 있는데다 본사 영업을 지속적으로 확대해온 전략이 성공을 거둔 때문이다.
또한 교보증권 시가총액이 저평가됐다는 점 역시 최근 주가 상승을 이끄는 요인이다. 교보증권의 영업용 순자본은 4380억원(작년 9월)이다. 여기에 교보증권 소유의 여의도 본사 건물까지 포함하면, 영업용 순자본은 7000억원이 넘어선다.
신동오 삼성증권 연구원은 “여의도 사옥의 장부가치는 1760억원인데, 현재 시가는 2900억원 정도”라며 “연간 임대료 수익도 100억원에 이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