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스 버킷 챌린지 열풍, 선행과 논란의 차이 [김민정의 시스루]

입력 2014-08-25 0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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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스 버킷 챌린지 캠페인이 루게릭병으로 고통 받는 사람에게 도움 되길 바란다.”vs“루게릭병이 뭔지는 알고 하는 건가. 너무 재미삼아 즐긴다.”

전 세계적으로 아이스 버킷 챌린지 캠페인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도 예외 없이 캠페인 동참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가수, 연기자, 개그맨 등 분야를 따지지 않고 다양한 계층의 유명인들이 캠페인에 참여하며 동영상을 게재했고, 아이스버킷 챌린지가 온라인 포털사이트를 장악하며 화제가 됐다. 우리나라에서는 팀이 미국 친구에게 지목 받았고, 팀의 선택을 받은 션이 얼음물 샤워 동영상을 게재하며 다음 타자로 조인성과 이영표, 지드래곤을 지목해 확산됐다. 온라인 포털 사이트에는 하루에도 수백 건의 아이스 버킷 챌린지 캠페인 참여 인증 기사와 게시물이 올라온다. 이런 분위기가 사회적으로 확산되자 일각에서는 캠페인의 의미가 퇴색되고 홍보도구로 활용하거나 웃고 즐기는 이벤트로 전락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시각이 존재했다. 아니나 다를까 착용한 소품, 입은 옷, 행동, 말투 하나하나까지 주목받는 스타들은 캠페인 참여 후 반응과 소감, 의상 등에 시선이 집중됐다. 씨스타 전효성은 욕조 안에서 흰색 티셔츠를 입고 얼음물 샤워를 했고, 티셔츠 안 블랙컬러 속옷이 부각돼 노출논란에 휩싸였다. 당분간 연예계 활동을 하지 않는 스타들의 근황을 알리는 것처럼 비춰지기도 한다. 또한 얼음물 샤워 미션을 수행한 사람이 다시 지목을 받는 등 열풍을 넘어 과열양상을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아이스 버킷 챌린지의 확산을 두고 부정적인 시각의 잣대를 내밀어야 할까. 아이스버킷 챌린지는 미국 루게릭병 (ALS, Amyotrophic lateral sclerosis) 협회가 환자를 위한 모금 운동의 일환으로 루게릭병의 치료법을 개발하고 환자들을 돕자는 취지에서 시작한 캠페인이다. 캠페인 동참에 지목받은 사람은 24시간 안에 얼음물을 뒤집어쓴 후 다음 타자 3명을 지목하거나 미션 수행을 하지 못할 경우 100달러를 기부하면 된다. 얼음물 샤워를 하는 이유는 온몸의 근육이 경직되는 경험을 하면서 환자들의 아픔을 느껴보고 그들을 돕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미국 ALS 협회에 따르면 지난 23일 기준 아이스 버킷챌린지 모금액은 6250만 달러(한화 약 636억 2500만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7월 29일에서 8월 23일까지) 240만 달러(한화 약 24억4320만 원)가 모인 것에 비하면 약 26배에 달하는 수치다.

아이스 버킷 챌린지 열풍이 전 세계적으로 루게릭병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켰고, 사회에는 따뜻한 영향력을 행사했다. 대중의 주목을 받고 있는 공인(公人)의 사회참여는 보다 큰 파급력과 영향력을 지닌다는 것도 보여줬다. 선행을 두고 옳고 그름의 잣대를 내밀기보다 즐거운 기부 문화 전파, 사회적 약자에 대한 관심의 환기를 가져왔다는데 의의를 둬야한다. 공인 또한 뜨거운 열기 속에 진정성을 의심케 하는 상황에서 자신의 이미지를 위한 이벤트가 아닌 스스로의 선행에 책임을 갖고 캠페인에 참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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