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다음 달 초부터 제재심의위원회를 열어 우리·하나·신한은행과 외국계 은행, 카드사 임직원에 대한 징계 절차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우선 금감원으로 부터 문책경고를 받은 바 있는 김종준 하나은행장에 대한 추가 제재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하나은행은 KT ENS의 납품업체가 세운 특수목적법인(SPC)에 총 3400억원을 빌려줬고 아직 1624억원을 회수하지 못한 상태다. 거액의 대출이 제대로 된 확인 절차 없이 이뤄진데 대해 경영진으로서 책임을 져야 하는 상황이다. 하나은행은 금감원의 종합검사에서 드러난 일부 부실에 대해 임직원들이 징계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별도로 KT ENS 협력업체의 사기 대출에 연루된 국민·농협은행과 10여 개의 저축은행에 대한 제재심도 열린다.
우리은행 임직원 수십 명에 대한 징계도 예정돼 있다. 금감원은 이미 우리은행에 대한 특별검사를 통해 CJ그룹의 차명계좌 수백개가 만들어졌음을 확인한 상태다. 또 파이시티 사업의 신탁상품 불완전 판매와 관련해 최소한 주의적 경고 수준의 징계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순우 우리은행장은 CJ 차명계좌와 파이시티 불완전판매와 관련해 경징계 대상으로 분류됐다.
신한은행은 직원들의 불법 계좌 조회와 관련한 제재가 예정돼 있다. 올해 초 발생한 대규모 고객 정보 유출로 SC은행과 씨티은행 임직원들에 대한 징계도 확정된다. 카드 3사 중에서는 정보 유출 규모가 가장 큰 국민카드가 징계 대상이 가장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리처드 힐 전 한국SC은행장과 최기의 전 국민카드 사장 등 전직 금융사 CEO는 고객 정보 유출 등으로 중징계 대상에 올라와 있다.
한편 KB금융 관련 징계 결과로 금감원의 무리한 제재가 도마에 오르면서 다음 달부터 열리는 제재의 칼날이 무뎌지는 것이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금감원은 앞서 KB금융의 수뇌부 대해 중징계하겠다고 공언했지만 결과적으로 공염불이 됐고, 무리한 징계 추진 탓에 KB금융은 두 달 이상 경영 마비 상태에 빠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