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리더] 양위안칭 레노버 회장, 기업문화 어떻게 바꿨나

입력 2014-08-26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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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비에서 직접 인사하며 경직된 문화 바꿔…위계질서 대신 평등문화

▲양위안칭 레노버 회장. 블룸버그

“헬로, 마이 네임 이즈(Hello, My name is)...”

출근길 아침 회사 로비 앞. 지체 높으신 회장님이 직원들에게 일일히 악수를 건네며 하는 인사다. 직원들에게 깍듯한 인사를 받기를 거부하고 직접 악수를 청하는 것도 모자라 “회장님”이라는 직함 대신 자신의 이름을 불러달라고 말한다. 혹여나 ‘버릇없어 보일까’ 하는 걱정은 필요 없다. 오히려 상사 이름을 부르는 꺼리는 부하직원을 나무라는 것이 이 회사만의 기업문화다.

이러한 독특한 기업문화의 주인은 ‘뼛속까지’ 중국기업인 레노버다. 최근 레노버 고위 임원 2명이 집필한 저서‘레노버의 길: 최고의 성과를 내기 위한 글로벌 기업의 경영’에 따르면 중국 토종 브랜드인 레노버가 60개국에 진출한 글로벌 브랜드로 자리 잡기까지는 양위안칭 레노버 최고경영자(CEO) 및 회장의 기업문화 혁신을 위한 리더십이 있다고 25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업계에서는 우선 레노버가 다른 중국 토종 기업과 달리 정부의 개입으로부터 자유롭다는 것에 주목하고 있다. 회사 창업의 종자돈이 국무원 산하의 중국과학원에서 나온 것이긴 하나 민간기업처럼 운영되고 있으며 중국 정부의 간섭을 거의 받지 않는다.

여기에 전 직원이 ‘선진국’의 엔지니어처럼 스스로 생각하고 행동하기를 원하는 양 CEO의 경영철학도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양 CEO는 직책에 얽매여 소신을 밝히지 못하는 딱딱한 위계질서 문화가 레노버의 혁신을 방해하고 더 나아가 세계적 기업으로의 성장을 가로막는 요소가 될 것으로 생각했다.

양 CEO가 처음 회사 로비로 나선 것은 1999년. 일주일 넘게 양 CEO를 포함한 임원진들이 로비에 나와 출근하는 직원들에게 자신의 직함대신 이름을 소개하며 인사를 건넸다. 대다수 직원이 직장 상사의 이름을 ‘함부로’ 부르는 것을 꺼렸지만 낡은 회사 문화를 타파하고자 직원들에게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상사의 이름을 부르도록 겁을 줬다.

‘강요’에 가까운 그의 노력은 점차 직원들에게 공감을 샀다. 평등주의 문화가 훗날 세계적인 기업들과의 인수·합병(M&A)과 파트너십으로 생긴 동료들과 위화감 없이 협업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됐기 때문이다. 2005년 회사는 미국 IBM의 PC사업부를 인수해 현재 세계 1위 PC업체로 발돋움했으며 지난 2년간 회사 주가는 두 배 가까이 올랐다. 현재 회사는 동·서양 임원과 직원들의 융합을 위해 문화교류 트레이닝 코스를 진행하고 있으며 이는 인사(HR)는 물론 연구·개발(R&D)에서도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한편 WSJ는 이러한 기업문화 혁신 노력은 미국 증시 데뷔를 앞둔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에도 과제로 남아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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