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생존 키워드 ‘통합’]1 + 1 = ‘BIG 1’… 뭉쳐야 산다

입력 2014-08-27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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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團生散死)’라는 말이 있다. 힘을 모아 하나가 된다면 어떤 어려움도 이겨낼 수 있다는 의미다. 하반기 국내 금융사들은 서로 뭉치며 분산된 힘을 모으고 있다. 장기화되고 있는 경기 침체 영향으로 기업들의 도산에 따른 연체율과 늘어나는 가계부채, 여기에 저금리까지 닥치면서 수익은 계속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금융사들은 하반기 ‘1+1=2’가 아니라 ‘1+1=또 다른 1’이 되는 ‘통합’을 키워드로 선택하고 있다.

금융사들 가운데 ‘통합’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곳은 하나금융그룹이다. 하나금융은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조기통합을 선언한 데 이어 외환카드, 하나SK카드의 통합작업도 속도를 내고 있다. 김종준 하나은행장은 “조기 통합은 두 은행이 상생할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인 수단”이라고 강조하고 있고, 김한조 외환은행장 역시 “행장직을 걸고 하나은행과의 통합을 책임지겠다”고 전면에 나서 외치고 있다. 다만 노조와의 원만한 관계를 위해 통합 추진을 잠정 연기한 상태다.

두 은행이 통합을 서두르는 이유는 막대한 시너지 효과 때문이다. 투 뱅크 체제를 유지하면 중복비용이 계속 발생하면서 결과적으로 다른 은행과 비교해 경쟁력이 더욱 떨어진다. 통합만으로 대기업여신이나 외환거래 등 주요 사업 부문에서 선도적 지위를 확보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신용카드 부문 역시 시장 점유율이 7.8% 수준으로 높아져 롯데카드를 따돌리고 업계 6위로 올라서게 된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3년 빨리 조기 통합을 이뤄낸다면 약 1조원의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책은행 역시 둘로 나뉜 곳을 하나로 합치려는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산업은행과 정책금융공사가 분리된 지 5년 만에 다시 하나로 통합되는 것이다.

정부가 산업은행 민영화를 중단하고 정책금융공사와 통합하는 이유는 창조금융을 적극 지원하고 기업 구조조정 및 금융 국제화 선도기관 역할 등을 주도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다.

글로벌 금융위기와 유럽 재정위기를 거치면서 산은 민영화 추진 동력이 약화된 만큼 정금공 업무를 발전적으로 승계해 정책금융 지원에 집중하겠다는 복안이다.

지난해부터 인수합병(M&A)이 활발하게 진행된 보험업계에서는 성공적인 인수합병을 위해 인수사의 DNA를 피인수사에 심으려는 통합작업이 속도를 내고 있다.

우리아비바생명을 인수한 농협금융지주는 통합을 위해 내부에 통합PMI추진단을 꾸렸다. PMI추진단은 우리아비바생명과 농협생명을 바로 통합하게 되면 오히려 농협생명의 가치가 훼손될 수 있다는 판단으로 경영효율화를 거쳐 내년 상반기에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최근 잇단 내홍과 금융사고로 홍역을 치른 KB금융은 금융감독원이 징계를 확정하면서 LIG손해보험과의 합병을 눈앞에 두고 있다.

KB금융은 LIG손보와의 통합을 위해 지난달 중순 LIG손보 직원이 포함된 인수협의체를 구성해 LIG손보에 파견한 상태다. 이들은 사명변경과 전산개발, 인수 후 조직안정, 영업력 강화 방안 등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민금융기관인 저축은행 업계에는 서로 통합해 몸집을 부풀리려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SBI저축은행은 다음달 말까지 총 4개로 나뉘어 있는 계열사 합병을 마무리한다. 합병이 끝나면 총 자산 3조7500여억원, 지점 수 18개로 업계 최대 저축은행으로 올라선다.

친애저축은행의 모기업인 J트러스트는 SC저축은행과 SC캐피탈 인수 마지막 절차인 금융위원회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인수에 성공하면 J트러스트는 친애저축은행 지점 15곳과 SC저축은행 지점 4곳 등 총 19개 지점을 갖게 돼 국내 최다 지점 기록을 보유하게 된다. HK저축은행도 다음달 18일까지 100% 자회사인 부산HK저축은행을 흡수합병한다.

금융권의 통합은 몸집을 키워 시너지 효과를 노리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둘을 하나로 합치다 보니 물리적 통합이 아닌 구성원 간의 통합도 상당히 중요하다. 노사간 대립이 이어질 경우 가시밭길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피인수업체의 자발적 참여 여부가 화학적 결합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2금융권의 경우 통합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자산이 늘어난 만큼 부실률도 같이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다. 저축은행 업황 자체가 어려워 통합에 따른 시너지가 미비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밖에도 저축은행이 계열사를 합치면 예금을 계열은행에 분산 예치했던 고객들은 예금자보호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기 때문에 고객이 이탈할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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