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경기둔화에 맞서 새로운 경기부양책을 펼쳤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28일(현지시간) 보고서에서 전날 중국 국무원이 리커창 총리 주재로 상무회의를 열고 농업과 복지, 환경 등 취약 부문에 대한 지원책들을 적극 추진하기로 한 것은 ‘미니 부양책’의 새로운 장을 연 것이라고 분석했다.
국무원은 이날 성명에서 “중국의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경제사회 발전을 위해 경제개혁을 가속화하고 취약한 부분을 보완할 수 있는 지원정책을 계속 펼쳐 질적인 성장을 이룰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회의에서는 풍력과 태양광, 원자력발전 등 청정에너지 프로젝트를 가속화하고 환경보호 분야 지출을 늘리며 병원과 양로원을 신설하는 등 사회복지시설의 투자를 확대하기로 결정했다. 서민의 내 집 마련 꿈을 이루기 위한 저가 임대 주택 보급에도 박차를 가한다.
리 총리는 “올해와 내년 대기오염과 수질오염을 예방하는 사업을 서둘러 추진할 것”이라며 “풍력과 수력, 태양광 및 연해지역 원자력발전 건설에 돌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농업 분야 대출을 독려하고자 ‘재대출(Re-lending)’ 쿼터를 200억 위안(약 3조2990억원) 추가하기로 했다. 재대출은 인민은행의 통화정책수단 중 하나로 인민은행이 시중은행에 자금을 빌려주고 나서 이 돈이 다시 특정기업으로 나가는 것을 뜻한다.
링루와 실비아 성 등 BOA 이코노미스트들은 보고서에서 “이런 정책은 중국이 올해 정부 목표인 7.5% 경제성장률에 근접한 수준을 지속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하반기 성장률 전망을 7.4%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중국 경제가 정상적인 성장 궤도로 접어들려면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평가다. 중국 각 지방정부가 생에 첫 주택 구매자에 대한 대출금리 인하 등 규제고삐를 늦추고 기업들이 파격적인 주택가격 할인을 제공하는 등 민ㆍ관이 합동으로 부동산시장 살리기에 나섰지만 아직 경기가 살아난다는 신호는 보이지 않고 있다.
6조 달러에 달하는 그림자금융이나 기존 은행권은 부실대출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지난 3개월간 산시와 푸젠성 등에서 최소 10개 이상의 신탁상품이 디폴트(채무불이행)에 빠지거나 그럴 상황에 놓여 정부 개입으로 가까스로 위기를 벗어났다. 농업은행과 중국은행(BOC) 등은 부실대출 급증에 대비해 자본금 확충에 나섰다.
한편 중국 정부의 새 정책이 기대에 못 미친다는 지적도 나왔다. 크레디트아그리콜의 다리우스 코왈치크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정부의 발표는 전혀 새로운 게 없다”며 “이걸 미니 부양책의 새 장이라고 하는 것은 다소 과장됐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