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위기의 증권가, 그래도 희망은 있다

입력 2014-08-29 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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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추석이 다가오지만, 여의도 증권가에 명절 분위기는 찾아볼 수 없다. 전례 없는 구조조정 여파로 한겨울이 된 지 이미 오래다.

증권사 임직원은 6월 말 현재 3만7773명으로 3년 전(4만3495명)보다 13.2% 줄었다. 아직도 일부 증권사는 인력과 조직 감축을 진행 중이다.

추석 떡값도 사라지고 있다. 국내 주요 증권사들은 올해 추석 명절 상여금을 별도로 지급하지 않을 예정이다.

구조조정으로 인한 노사 간 갈등도 깊어지고 있다. 최근 현대증권은 사내게시판을 통해 해고 예고 통보와 함께 마지막 희망퇴직을 시행한다는 내용의 비상경영 담화문을 공개했다. 이에 현대증권 노조는 서울 여의도 본사 앞에서 집회를 열고 구조조정에 반대하는 투쟁 결의문으로 맞불을 놨다.

이뿐만이 아니다. CJ E&M 실적 정보 사전 유출로 연초에 증권사들이 대거 경고나 주의 조치를 받았고, 일부 자산운용사에서는 CEO 등 임직원들의 차명계좌나 미신고계좌를 이용한 거래 행위가 적발됐다.

눈 씻고 찾아봐도 좋은 소식은 들리지 않는다. 하지만 최근 정부가 내놓는 정책을 보면 그래도 희망은 보인다.

증시 침체가 장기간 지속하자 금융당국도 상장부터 투자, 거래에 이르기까지 각종 규제를 철폐하고 가격제한폭까지 확대하는 등 ‘시장 살리기’에 발 벗고 나서고 있다. 정부가 27일 발표한 사적연금 활성화 대책도 장기적으로 증권업계에 도움이 될 것이란 시각이 우세하다.

코스피 지수도 앞으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지난해 줄곧 2000선 주변을 어슬렁거렸던 코스피는 최근 2050선을 가뿐히 넘어섰고, 2100마저 뚫을 기세다.

물론 각종 정부 정책들은 아직은 효과를 낼 단계가 아니다. 섣부른 기대는 도리어 화를 부를 수도 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한 줄기 빛이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증권가에 다시 봄날이 찾아오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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