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차례 매각을 실패한 바 있는 KDB생명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재매각을 위한 인수의향서(LOI) 제출 시한이 다가왔지만 인수자들이 나서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29일 투자은행(IB) 및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 8일 매각 공고를 낸 KDB생명의 LOI 제출 마감일이 29일 오후 5시다. 하지만 아직 몇몇 투자자들이 관심을 보일뿐 적극적으로 인수전에 뛰어들고 있지는 않은 상황이다.
IB업계 관계자는“지난번 예비입찰에는 DGB금융지주 등이 참여했지만 이번에는 참여하지 않을 것으로 알고 있다”며“이외 관심을 보이는 곳은 있지만 LOI를 제출할 지는 아직 미지수다”고 말했다.
산업은행측은 KDB생명을 인수하기 위해 조성한 펀드를 만들 당시 매각 유찰 이후 3개월 이내에 본입찰 등 재매각을 진행해야 한다는 조항이 있기 때문에 오는 9월 말까지 KDB생명의 매각을 마무리 지을 계획이다. 하지만 시장 상황이 녹록치 않기 때문에 KDB생명의 매각이 장기화될 것이라는 전망들도 나오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1차 매각 당시 DGB금융지주가 나섰지만 이번에는 참여할 지 알수 없기 때문에 쉽지는 않을 것”이라며 “기업을 인수한 다음 매각해 차익을 챙기는 사모펀드들의 경우도 KDB생명에 큰 관심을 갖고 있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걸림돌은 인수가격이다. 1차 매각 당시 7000억원 가량의 매각가격을 희망했지만 DGB금융지주가 제시한 인수가격과 차이가 컸다.
산업은행이 칸서스자산운용과 컨소시엄으로 과거 금호생명(현 KDB생명)을 인수한 금액은 6500억원 규모이고 유상증자 등 추가 투자 금액을 포함하면 기본적으로 투자한 원금만 8500억원 수준이다. 경영권 프리미엄과 투자 이익을 뽑아내기 위해서는 최소 1조원 이상은 받아야 한다.
최소 매각을 통해 원금이라도 보전해야 하지만 시장에서 KDB생명의 가치를 투자원금의 절반 수준인 5000억원 정도로 판단하고 있다.
또한 보고펀드가 최대주주인 동양생명도 매각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어 투자자들의 관심이 멀어지고 있는 점도 변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