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통상자원부 산하 공공기관의 감사들 중 많은 수가 업무에 대한 전문성을 찾기 힘든 정치권 인사 출신인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야당 간사인 새정치민주연합 백재현 의원은 산업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통해 산하기관의 감사를 전수조사 한 결과, 감사가 선임돼 있는 39개 기관 중 약 36%인 14개 기관의 감사(비상임감사 포함)들이 업무에 있어 전문성을 찾기 힘든 정치권 출신 인사로 드러났다고 29일 밝혔다.
백 의원은 “예상보다 큰 규모라서 정부가 아직도 공공기관 감사 자리를 정권의 전리품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걸 확실하게 보여주고 있다”면서 “산업부의 산하기관들이 그 주된 희생양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지난 정권에 이어서 박근혜 정부에서도 전문성과는 거리가 먼 ‘보은성’ 낙하산 인사가 줄을 이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대선의 선거대책위원회 경력이나 여당의 당협위원장 경력만 가지고도 산업부 산하 주요 공공기관의 감사 자리를 꿰찰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백 의원에 따르면 지난 2월에는 새누리당 구로을 당협위원장 출신의 강요식씨가 한국동서발전 상임감사위원으로 임명됐다. 또 지난 5월에는 새누리당 광주남구당원협의회 위원장 출신의 문상옥씨가 한전KDN 상임감사로 선임됐고 지난 7월 선임된 새누리당 조은숙 18대 대선 대전 선대위 총괄본부장은 한전원자력연료 상임감사는 해당 기관의 경력을 전혀 갖고 있지 않았다.
백 의원은 “공공기관의 업무 효율을 제고하고 기강을 바로 세우며, 도덕적 해이를 방지하는 역할을 하는 감사에 부적절한 인사가 들어올 경우 견제기능이 제 몫을 하지 못하기 때문에 그로 인한 부실운영은 불가피 할 것”이라며 “공공기관 운영에 적지 않은 규모의 공적인 자본이 투하되는 만큼 그 부실로 인한 피해는 온전히 국민이 받게 된다”고 질책했다.
이와 관련해 한국서부발전, 한국동서발전, 한국전력거래소 등은 올해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D등급의 좋지 않은 평가를 받았다고 지적했다.
백 의원은 “박근혜 정부가 공공기관 적폐 해소 및 관피아 척결을 국정 과제로 내세우고 있는 상황에서 이런 보은성 낙하산 인사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은 자가당착”이라며 시정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