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는 물론 상품이나 환율 시장이 최근 변동성을 낮게 유지하고 있지만 투자자들은 여전히 미국 경제성장 전망에 대한 불확실성을 우려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최근 낮은 변동성이 대조정의 신호라고 봐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미국 경제성장 전망에 대한 투자자들의 인식을 파악할 수 있는 척도인 물가연동채권(TIPS)의 변동성이 크게 확대됐다는 분석이 제기됐다고 29일(현지시간) CNBC 보도했다.
홍콩 리오리엔트 리서치에 따르면 미국의 TIPS 금리 변동성은 연초 이후 두 배 이상 커졌다.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으로 활용되는 TIPS는 성장 전망이 개선돼 기대 인플레이션이 커지면 금리가 상승한다.
데이비드 골드만 리오리엔트의 북미 지역 부문 이사는 “TIPS 금리 변동성은 성장 전망에 대한 시장의 불확실성을 반영한다”면서 “미국 성장 전망에 대한 컨센서스는 여전히 장밋빛일 수 있지만 여전히 확신하지는 못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세계 최대 규모인 미국 경제는 당초 예상보다 훨씬 강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전날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올해 2분기(4~6월)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수정치가 연율 기준으로 4.2%(계절조정)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달 말 발표한 2분기 성장률 잠정치(4.0%)보다 0.2%포인트 상향된 것은 물론 시장 전망치(3.9%)를 모두 웃도는 것이다.
그러나 GDP 호조에도 최근 발표된 경제지표는 시장에 엇갈린 신호를 보내고 있다. 마르키트이코노믹스의 집계에 따르면 8월 서비스 산업의 성장세가 지난달에 이어 두달 연속 하락한 것은 물론 지난 5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반면 같은 달 콘퍼런스 보드의 소비자신뢰지수는 92.4로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인 2007년 10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맥쿼리의 니잠 이드리스 채권ㆍ환율 전략 대표는 “TIPS의 변동성이 전달하는 정확한 메시지는 성장 불확실성”이라고 말했다. 이드리스는 이어 “유럽과 일본의 경제 전망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커진 가운데 경제 지표가 엇갈리고 있다”면서 “이런 가운데 미국이 홀로 빠른 성장세를 유지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 경제 성장 속도가 과거 정상 수준보다 둔화할 것으로 내다봤으며 이 때문에 미국이 금리를 과거보다 더 느리고 낮은 수준으로 올릴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