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전체를 거짓말로 만들어 낸 '한국판 화차'의 주인공이 결국 구속됐다.
31일 서울중앙지검 형사8부(안범진 부장검사)에 따르면 대학병원 의사인 것처럼 속여 2011년 결혼한 A씨는 남편의 가족들을 대상으로 수 차례의 사기 행각을 벌였다. A씨는 의사도 아니었고 재력가의 딸도 아니었지만 주변 사람들에게 투자금 명목으로 받은 돈을 개인적으로 사용하며 사치를 즐겼다. 결혼 후 첫 번째 사기 대상은 시누이로, 채권 투자 등을 운운하며 총 33회에 걸쳐 5억2000여만원을 받아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이후에도 가정부, 학원 건물 관리원 등을 대상으로 수천만원씩의 사기 행각을 벌여왔고, 결국 이상한 낌새를 알아챈 시누이에게 꼬리가 밟혔다. 상황이 심상치 않음을 감지한 A씨는 어린 딸을 데리고 잠적했고, 남편은 그제야 자신이 속았다는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사기 사건이 사회적으로 관심을 받고 있는 이유는 일본 유명소설 '화차'의 내용과 매우 흡사해서다. 화차는 자신의 삶을 거짓으로 꾸며 살아가는 한 여자의 일생을 담은 이야기다. 검찰에 따르면 A씨는 잠적 후에도 지속적으로 주변 사람들에게 거짓말로 돈을 챙겨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피해자들의 고소로 불구속 기소된 A씨는 아이 부양 등의 이유로 구속은 면했다. 하지만 A씨가 지난 3월 또 다시 채권 투자를 운운하며 2억원 규모의 사기 행각을 벌인 혐의가 추가로 드러나 최근 구속됐다.
한편, 검찰 조사에서 A씨는 범죄 사유에 대해 합의금과 빚 청산은 물론 모자라는 생활비를 위해 사기 행각을 벌였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