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국가의 전반적인 업무를 수행하는 주체로서 정부가 없다면 국가가 마비되고 국가 자체의 존립이 불가능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이상적인 정부의 규모에 대해서는 갑론을박이 끊이지 않는다. 정부의 규모가 작아야 경제적 측면에 있어서 시장에 폭넓은 자유를 줄 수 있다는 입장과 정부의 규모를 키워 적극적 역할을 수행하게끔 해야 한다는 입장이 있다.
정부의 규모를 나누는 기준은 무엇일까. 정부의 규모에 대해 일괄적 기준을 적용하기는 어렵다. 재정, 인력, 인건비, 영향력 등 다양한 기준을 통해 정부의 규모를 측정하기 때문이다. 또한 정부의 개입, 범위에 대한 측정을 통해서도 정부의 규모 파악이 가능하다.
중요한 것은 규모와 별도로 정부의 구성원에 따라 성패가 좌우된다는 것이다. 이때 정부는 광의의 정부로서 행정부와 입법부를 포함하는 개념이다.
행정부의 구성원인 공무원은 국가의 발전을 최고목표로 삼아야 하는 것이 맞다. 그런데 이는 어디까지나 이상에 불과하다. 공무원은 소속 부처의 힘이 강해지는 것, 예산이 많아지는 것, 자신의 지위가 상승하는 것에 더욱 관심을 둔다.
입법부의 구성원인 정치인 역시 마찬가지다. 국민의 대표로서 국가 업무를 수행하는 것이 최고 목표여야 한다. 하지만 정치인들은 표의 극대화를 추구한다. 자신의 지지기반을 확장해 정치적 지위를 공고화하는 것을 목표로 삼기 때문이다.
이처럼 정부 구성원이 공익이 아닌 사익을 추구하면서 우리는 정부의 실패를 확인할 수 있다. 대표적 예로 세월호 참사를 들 수 있다. 지난 4월 세월호 침몰 사고 발생 당시 신문에 자주 등장한 단어가 바로 ‘관피아’다. 이는 관료와 업체 간 유착관계가 비리를 만들었다는 것으로, 이 관피아 역시 정부의 실패로 볼 수 있다. 관료들이 공익이 아닌 사익을 추구하면서 부작용을 낳았기 때문이다.
이 같은 부작용을 해소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사실 정부는 스스로 자신의 규모를 키우려는 경향이 있다. 공무원들이 사익을 추구하는 성향은 정부의 규모를 커지게 만드는 요소가 된다. 또한 정부의 역할이 증대되는 상황 역시 정부의 규모를 키우는 요소가 될 수 있다.
정부의 실패를 막기 위해 우리 정부는 작지만 강한 정부가 되어야 한다. 그렇다고 해서 교육이나 복지의 활동에 제약이 생겨서는 안 된다.
우리나라는 과거 독재 시절과 민주화 과정을 거치면서 정치적 측면의 변화는 많았지만 정부의 규모적 측면에서는 변화가 거의 없었다. 기능에 비해 몸집만 큰 상태가 지속돼 왔다는 이야기다.
우리나라가 작은 정부로 변화하기 위해서는 인력의 재배치가 이루어져야 한다. 우리나라의 국민당 공무원 수나 국내총생산(GDP) 대비 정부 지출은 선진국에 비해 아직 부족한 수준이다. 교육이나 복지 등 정부의 적극적 활동이 유지, 추가되어야 하는 활동에 제약이 생겨서는 안 된다. 오히려 특정 분야의 경우 그 규모가 확대되어야 할 필요성도 있다. 인력의 재배치를 통한 접근이 필요한 이유다.
이와 더불어 국민들의 감시 확대가 요구된다. 국민은 작지만 강한 정부는 우리가 추구해야 하는 이정표라는 점을 숙지하고, 정부의 비대화에 대한 견제와 감시의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이는 정부의 투명성을 높이고 실패도 줄이는 대안이 될 수 있다. 그리고 이를 통해 선진국에 한 발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