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2분기 한국 기관투자가의 해외 외화증권투자 잔액이 900억달러를 돌파, 금융위기 이후 최대 수준을 나타냈다.
한국은행이 2일 발표한 ‘기관투자가의 외환증권투자 동향’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우리나라 주요 기관투자가의 해외 외화증권투자 잔액은 시가 기준으로 100억달러 늘어난 903억1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증감액으로는 2007년 4분기(151억5000만달러) 이후 최고 수준이다. 잔액 기준으로도 2008년 2분기(952억1000만달러) 이후 6년 만에 최대치다.
한은 관계자는 “자산운용사 및 보험사들이 채권과 주식 순매수를 늘인데다 보유 주식 등의 투자이익이 증가한 데 기인했다”며 “경상수지 흑자 기조로 인한 풍부한 유동성, 국내의 낮은 금리수준, 정부의 보험사 해외투자 규제 완화 등으로 기관투자가의 해외증권투자는 2013년부터 증가세를 나타냈다”고 설명했다.
종목별로 보면 채권 투자잔액(321억4000만달러)이 전분기에 비해 51억2000만달러 늘었다. 잔액 및 증가액 모두 사상 최대다. 이는 일부 자산운용사 및 보험사를 중심으로 채권 순매수가 크게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주식(355억5000만달러)도 27억8000만달러나 불었다. 이는 2010년 3분기(29억달러) 이후 3년 9개월 가장 큰폭으로 오른 것이다. 자산운용사 및 보험사 등의 순매수가 늘어난데다 투자대상국의 주가 상승으로 투자이익이 늘었기 때문이라고 한은은 분석했다. 실제로 올 2분기 중 주요국 주가 상승률을 보면 브라질 5.5%, 홍콩 4.7%, 중국 2.6%, 일본 2.3%, 미국 2.2%, 유럽연합 2.1% 등이다.
코리안페이퍼(국내 거주자가 외국에서 발행하는 외화표시증권)도 보험사의 순매수에 힘입어 20억9000만달러 늘어난 226억2000만달러로 집계, 역대 최대치로 조사됐다.
투자주체별로 보면 자산운용사의 투자잔액은 452억2000만달러로 3개월 전에 비해 48억4000만달러 늘었다. 보험사가 342억4000만달러로 46억2000만달러 불었다. 외국환은행(64억3000만달러)과 증권사(43억3000만달러)도 각각 2000만달러, 5억2000만달러 확대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