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기업들의 실적이 뚜렷한 양극화 현상을 보이고 있다. 중국 상하이와 선전증권거래소에 상장된 2556개 기업의 지난 상반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0% 가까이 증가했다. 그러나 적자를 기록한 기업도 366개로 사상 최대에 이르렀다고 2일(현지시간)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안정적인 개인 소비에 힘입어 자동차와 전기는 호조를 보였다. 에너지업종도 중국 내 독점적인 지위에 힘입어 높은 순익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공급 과잉에 시달리는 비철금속과 해운은 적자폭이 확대됐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강력한 반 부정부패 캠페인에 럭셔리업체들의 전망도 불투명하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적자기업은 상장 종목 전체의 약 14%에 달했다. 그 가운데 철강과 비철금속을 포함한 제조업이 247개로 가장 많았다. 주택가격 하락에 부동산개발업체도 26곳이 적자를 기록했다.
상반기 적자를 가장 많이 본 기업은 중국알루미늄공사로 41억 위안(약 675억원) 순손실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의 6억 위안 적자에서 7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중국알루미늄공사는 제품가격 하락을 막고자 지난 4월 중순 국영기업으로는 이례적으로 140만t 규모 감산을 단행했다. 회사는 1~9월에도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해 실적 회복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적자기업의 발목을 잡은 것은 지난 수년간 계속된 공급 과잉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비철금속, 철강 등의 산업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중국 정부의 대규모 경기부양책에 연동돼 생산능력을 크게 확충했다. 인프라 프로젝트 등 공공 공사에 대응하고자 증산했으나 과잉 생산에 따른 가격 폭락으로 업계 전체가 부진에 빠진 것이다.
중국남방항공은 상반기 10억 위안의 적자를 찍었다. 위안화 가치 하락에 따른 환차손은 물론 정부와 국영기업이 출장 시 이코노미클래스를 타도록 지시해 퍼스트클래스와 비즈니스클래스 비행기표 판매가 부진했던 것이 영향을 미쳤다.
한편 중국석유천연가스공사(페트로차이나)가 681억 위안으로 상장 중국기업 중 가장 많은 흑자를 기록했다. 중국석유화공집단공사(시노펙)가 314억 위안, 션화에너지가 215억 위안으로 그 뒤를 이었다. 중국 최대 자동차업체인 상하이자동차(SAIC)도 136억 위안에 이르는 순익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