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으로 물들였던 영화 ‘원스’의 감동이 뮤지컬로 다시 찾아온다. 2006년 아일랜드에서 제작돼 전 세계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켰던 인디 영화 ‘원스’가 뮤지컬로 각색돼 오는 12월 국내 관객과 만난다.
청소기 수리공으로 일하며 자신의 꿈은 거의 포기한 아일랜드 더블린 길거리의 싱어송라이터 가이(guy)와 자신과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꽃을 파는 체코 이민자 걸(girl), 이 남녀의 작은 만남으로 ‘원스’는 시작된다. 여자는 남자에게 우정으로 다가가고, 함께 하는 7일 간 두 사람은 음악을 통해 위로하고 용기를 얻으며 서로에게 빠져들게 된다.
‘폴링 슬로울리(Falling Slowly)’ 등 삽입곡이 크게 히트한 원작 ‘원스’의 힘은 국내에서도 입증됐다. 독립영화로선 이례적으로 22만 6494명의 누적 관객을 동원했다.
신시컴퍼니 박명성 대표는 뮤지컬 ‘원스’에 대해 “연극적인 정서로 접근하는 ‘원스’는 그간 보기 힘들었던 특별한 형식의 뮤지컬이 될 것이다. 위험한 도전이지만 한국 뮤지컬의 다양화에 이바지 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기존 흥행 뮤지컬과 달리, 오케스트라나 화려한 군무가 없는 ‘원스’는 소박한 멜로디의 음악 자체로서 강렬한 힘을 발휘한다. 단지 공연이 시작되기 전 배우들은 기타와 아코디언, 만돌린과 첼로 등으로 즉흥 연주를 시작한다. 그날 배우들의 흥에 맞춰 매일 음악의 선곡은 달라진다. 관객들은 공연 전이나 인터미션 시간에 무대 위로 올라가 바에서 음료도 마시고 배우들이 선보이는 즉흥 연주를 함께 즐길 수 있다.
이를 소화할 역량을 갖춘 ‘원스’의 주인공 가이 역에는 감수성과 가창력을 겸비한 윤도현이 맡아 눈길을 끈다. 그는 ‘원스’를 위해 생애 처음 오디션을 봤다. 윤도현은 “워낙 하고 싶어서 오디션을 봐야겠다 싶었다”며 “YB가 사운드가 강하다보니 서정적이거나 감성적인 음악을 하기 어렵다는 아쉬움도 있었고, 어쿠스틱 음악에 대한 목마름이 있었다. ‘원스’를 통해 한동안 어쿠스틱에 빠져서 살 수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같은 역엔 ‘원스’를 위해 기타 연주에 파고들며 성실성을 인정받은 이창희, 그리고 걸 역에는 각각 ‘고스트’와 ‘베르테르’를 통해 로맨틱한 여주인공의 매력을 뽐냈던 박지연과 전미도가 캐스팅됐다. 국내 초연을 통해 아시아권에선 처음으로 상연되는 ‘원스’가 원작 영화의 성과를 업고 과연 국내 뮤지컬에서도 흥행사를 써내려갈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