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큰폭의 상승세로 마감했다. 원·엔 재정환율은 9월 들어 이틀 연속 최저치를 경신했다.
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보다 5.2원 오른 1018.3원에 거래를 마쳤다. 환율은 이날 1.1원 내린 1012.0원에 출발한 후 추석 전 수출업체 네고 물량이 유입됨에 따라 잠깐 동안 하락세를 유지했다. 그러나 한시간 후쯤인 오전 10시부터서는 상승세로 전환해 꾸준히 오름폭을 확대했다.
이는 오는 4일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회의를 앞두고 미국과 유럽의 통화정책 차별성이 부각되면서 달러화가 강세를 띠었기 때문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금리인상 시기를 타진하는 등 테이러링 단계를 밟고 있는 반면 ECB는 부진한 유럽경기에 대응해 추가 경기부양책을 낼 것을 검토하고 있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달러가 글로벌 강세를 띠는 가운데 장중에 결제수요와 숏커버(달러 재매수) 물량이 나오면서 환율이 큰폭으로 올랐다”고 설명했다.
원·엔 재정환율은 이날 오후 3시 기준으로 전일보다 0.98원 내린 100엔당 971.47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08년 8월 21일(967.8원)이후 가장 낮다. 전날(972.45원) 경신했던 최저치 기록을 이틀째 다시 갈아치운 것이다.
이는 일본 경제지표가 부진함에 따라 엔화가 약세를 띤 데 따른 것이다. 일본 2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연율 기준 -6.8%로 대지진 이후 최악을 기록했고 상반기 경상수지가 1985년 이후 처음으로 적자를 나타냈다. 이에 따라 일본은행(BOJ)이 오는 4일 열리는 통화정책회의에서 엔저에 힘을 보탤 부양책을 발표할지 관심이다.
전 연구원은 “미 달러화가 강세를 띠는 가운데 ECB, BOJ의 추가 통화완화 조치에 대한 기대감으로 신흥국 통화들도 상대적으로 절상 압력을 받았다”며 “이렇게 되자 이날 원·엔 환율이 장중 970원선을 하향돌파하는 등 하락세를 띠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