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메디슨 소액주주, 삼성전자 흡수합병소식에 '냉가슴' 앓은 이유는?

입력 2014-09-02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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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메디슨 주주들이 삼성전자의 삼성메디슨 흡수합병 소식에 냉가슴을 앓고 있다. 미래 성장 가치를 보고 투자한 삼성메디슨이 실적이 부진한 상황에서 합병이 진행되면 회사의 가치를 제대로 평가 받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2일 삼성메디슨에 대한 흡수합병과 관련한 한국거래소의 조회공시에 "합병 등에 대해 검토 중이나 확정된 바는 없다"고 답변했다.

삼성전자는 삼성메디슨에 대한 그룹 차원의 경영진단을 실시한 후 회사를 합병, 의료기기 사업부로 흡수통합할 것으로 알려진 바 있다.

이날 삼성전자의 삼성메디슨 흡수합병 소식에 삼성메디슨의 주가는 10% 이상 곤두박질쳤다. 장외거래시장에서 삼성메디슨은 전일보다 10.23%(900원) 하락해 7900원까지 떨어졌다.

이 같은 삼성메디슨의 주가 하락은 회사 가치가 저평가돼 흡수합병 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으로 풀이된다.

통상 비상장사의 흡수합병 진행 시 상장사 합병과는 달리 자산 및 수익가치 등을 가중 평균해 비상장회사의 가치를 산정, 흡수비율 등을 결정한다. 그러나 삼성메디슨은 지난 2011년 삼성전자에 인수된 후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지난해 2500억원으로 인수 당시보다 100억여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영업이익은 오히려 192억원에서 7억6000만원으로 줄어들었다. 올해 상반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391억원과 17억원을 기록했다.

또한 삼성메디슨의 합병이 주주총회를 거치지 않고 이사회 승인만으로 가능하다는 점에 따른 불안감도 이번 주가 하락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삼성메디슨의 가치는 3200억원에 불과해 소규모 흡수합병이 가능하다.

한 삼성메디슨 소액주주는 "이번 합병은 삼성전자에 유리하게 진행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며 "개인주주 입장에서 삼성전자와의 합병으로 현재 장외가에 손해 없이 팔 수 있을지는 모르나 장기적으로 볼 때 합병이 좋은 것만은 아닌 것 같다"고 입장을 밝혔다.

또 다른 소액주주는 "삼성메디슨의 현재 가치가 아닌 미래 성장 가치를 보고 투자했으나 이번 합병이 회사의 미래 성장 가치를 감안할 지는 미지수"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삼성메디슨 소액주주가 우려하는 만큼 불합리적인 합병 비율 산정 및 시세 형성은 어려울 것이라고 보고 있다. 소액주주가 1만8000여 명 이상이기 때문에 이들의 목소리를 삼성전자가 무시하기는 힘들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한편 이번 흡수합병 소식에 삼성메디슨의 장외 거래가는 폭락했지만 관련 종목들은 상승세를 보였다. 이날 솔고바이오는 메디슨의 계열사였던 메디너스의 지분 14.02%를 보유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전일보다 14.99% 오른 560원에 장을 마감했다.

지난 1997년 메디슨으로부터 분사해 의료영 상정보 솔루션 사업을 진행 중인 인피니트헬스케어도 전일 대비 15.00% 오른 8280원까지 치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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