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들이 보금자리론을 취급한 지 한 달여가 지났지만 실적이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체 주택담보대출 보다 금리 경쟁력이 있어 수익 제고 차원에서 판매에 적극 나서고 있지만 홍보 부족과 영업채널 제약 등으로 판매 확대에 어려움이 있다고 애로를 토로하고 있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6월말 부터 20개 저축은행에서 판매를 시작한 주택금융공사 보금자리론의 취급실적이 대부분 한 건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나마 영업점이 많은 대형사 몇 군데가 2~3건을 판매했고, 오성·OSB 저축은행도 각각 1건의 대출실적을 보였다.
보금자리론을 은행과 보험사 등에서 이미 취급하고 있는데다 각각의 개별법인인 저축은행 특성상 지점이 많지 않아 고객 유인이 힘든 탓이다.
저축은행 입장에서 보금자리론은 최저 6%가 넘는 자체 대출상품 대비 3%대 낮은 금리에 유동화를 통한 채권관리 위험까지 덜어낼 수 있어 매력적인 상품이다. 때문에 업계의 보금자리론 판매 의지는 강하지만 인지도 부족과 영업채널의 제약이 커 판매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저축은행을 찾는 고객들은 주로 시중은행에 비해 높은 금리의 예금을 하는 것이 목적”이라며“기존 거래고객도 보금자리론이 필요하면 같은 조건에 가까운 시중은행을 방문하지 일부러 저축은행을 찾아올 이유가 없다”고 말한다.
이어 “새로운 수익원 발굴 차원에서 임원들이 보금자리론 판매를 독려하지만 고객들이 저축은행에서 보금자리론을 취급하는지도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요새 분위기상 대출모집인을 통해 판매하기도 쉽지 않은 일”이라고 말했다.
저축은행의 보금자리론 취급을 알리기 위해 중앙회 차원의 공동 홍보 및 주금공에서 퀴즈 이벤트를 실시하는 등 각종 마케팅을 벌이고 있지만 큰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그렇다고 개별 저축은행들이 광고를 하기엔 비용 부담 등으로 이마저도 쉽지 않은 형편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저축은행의 보금자리론 취급이 방카슈랑스 등 기존 정부가 내놓은 저축은행 ‘당근책’처럼 별 실효성을 거두지 못하게 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주금공 관계자는 “장기적인 차원에서 저축은행들과 보금자리론 업무협약을 맺었다”이라며 “시간이 흘러 영업환경이 개선된다면 가시적인 성과가 나올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