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트진로 압수수색, 오비-하이트 전면전으로 확대

입력 2014-09-03 15:23 수정 2014-09-03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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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비 “‘악성 루모 유포 세력”, 하이트진로 "품질관리 신경써라‘…가시돋힌 설전

국내 맥주 1위 브랜드 ‘카스’에 대한 악성 루머 유포 수사가 본격화되면서 주류업체 사이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3일 오전 서울 수서경찰서는 하이트진로가 오비맥주 ‘카스’에 대한 악성 루머를 유포했다는 단서를 확인하기 위해 하이트진로의 서울 서초동 사옥과 대전 대리점 등을 전격 압수수색했다. 이번 압수수색은 오비맥주가 지난 8월 초 특정세력이 악의적인 유언비어를 퍼뜨린다며 경찰에 정식 수사를 의뢰한 이후 진행됐다.

앞서 오비맥주는 “의도적으로 악성 루머를 유포하는 세력이 있다. 이미 유력한 정황 증거를 확보한 상태”라며 유포의 진원지로 경쟁사를 암시했다. 당시 온라인 상에는 ‘동종업계에 있어 잘 아는데 2014년 6∼8월 생산된 제품 마시면 안됨’, ‘가임기 여성은 무조건 피하라’, ‘시설 노후화로 맥주창고 세척하는데 소독약을 제대로 못 헹군 듯’ 등의 내용이 확산됐다.

이후 오비맥주의 점유율은 5% 가량 하락하는 등 악성 루머로 인한 피해가 막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불어 오비맥주는 영업현장에서 이번 루머를 악용한 정황을 다수 확보했다고 강조했다. 일부 경쟁사 영업직원들이 특정 업소에 들어가서 카스를 주문한 뒤 “문제가 있는 것 같다”는 식의 발언으로 식당 주인과 주변 손님들의 불안감을 조성했다는 것이다.

이런 내용에 근거한 오비의 수사 의뢰가 서초동 하이트진로 사옥에 대한 압수수색으로 진전되면서, 하이트진로는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날 오후 하이트진로는 이날 오전 경찰의 압수수색에 대해 오비맥주가 불필요한 법적 논란을 야기시킨다며 정면으로 맞섰다. 하이트진로는 “오비맥주가 문제의 본질을 무시한 채 불필요한 법적 논란을 야기시키며 소비자를 기만하고 있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또한 하이트진로는 “관리직 직원 한 명이 최근 온라인에서 카스 맥주 소독취 관련 다수의 글이 확산되자 사적인 SNS 대화방에서 지인들과 관련 이야기를 나누던 중 일부 과장된 내용을 남긴 것을 두고 경찰이 자진 출석시켰다”며 “이번 압수수색 역시 회사 차원이 아닌 개인에 대한 조사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오비맥주는 지난해 가성소다 세척액이 섞인 맥주를 뒤늦게 회수해 물의를 일으킨 적이 있다”며 “이번 건 역시 식약처가 카스에 대해 제조 유통과정상 문제를 발견하고 시정 권고한 만큼 불필요한 법적 논란보다는 품질관리에 힘을 쏟아야 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경찰조사로 인해 오비맥주와 하이트진로 간 전면전 양상으로 번질 가능성이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불순 세력’, ‘품질관리에 힘써라’ 등 서로를 향해 일침을 놓으며 감정싸움 양상으로 변질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경찰은 압수물 분석이 끝나는 대로, 관계자를 소환해 실제 하이트진로 직원이 악의적인 유언비어 유포에 개입했는지 여부 등을 본격 조사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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