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따라잡기] 날개 잃은 삼성전자, 2개의 초라한 성적표만 ‘덩그러니’

입력 2014-09-03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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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2분기 부진한 실적과 3분기 실적 전망치 하향 조정이란 2개의 초라한 성적표를 받고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삼성전자의 주가도 2년 만에 120만원선이 붕괴되며 52주 신저가를 기록하고 있다.

3일 삼성전자는 5000원(0.42%) 하락한 118만9000원에 마감했다. 2일 삼성전자의 주가는 2.61% 떨어진 119만4000원에 거래를 마치며 지난 2012년 9월 이후 약 2년 만에 120만원 아래로 내려갔다.

증권업계 관계자들은 삼성전자의 주가 급락세는 진정되겠지만 하반기에도 부진한 흐름이 예상되며 120만원~130만원선 사이 등락 양상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이런 주가 하락 원인으로는 스마트폰 사업 부진이 꼽힌다. 스마트폰 사업 부문에서 애플과 중국 업체와의 경쟁 과열로 인해 부진한 실적을 내놓을 것이란 전망이 만연한 모습이다.

증권사들의 삼성전자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 하향 조정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 1일 27개 증권사에서 발표한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 평균은 6조9876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3분기 10조1636억원보다 훨씬 낮은 수준이다.

한국투자증권에서는 이날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를 기존 7조원에서 5조원으로 낮췄고 목표주가도 160만원에서 145만원으로 하향조정했다. 서원석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애플 아이폰과 중국 저가 제품과의 경쟁이 심화되면서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이익률이 하락할 것”이라며 “실적 부진으로 인한 주가의 추가 하락 가능성도 남아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우리투자증권에서는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를 5조9970억원, KDB대우증권은 5조9730억원으로 예상했다. 신한금융투자와 현대증권에서는 각각 5조9720억원, 5조9180억원으로 내다봤다.

삼성전자는 지난 7월 말 2분기 어닝쇼크를 기록한 이후 주가 하락 국면을 맞고 있다. 7월 31일 134만3000원에서 8월 29일 123만4000원까지 떨어지며, 이 기간 동안 주가등락률은 -8.12%를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2분기 9500만대의 휴대폰 판매량을 기록했다. 태블릿PC는 800만대의 매출을 올렸다. 이 기간 전체 휴대폰 판매량에서 스마트폰이 차지한 비중은 70%로, 3분기에는 80%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전자는 2분기 실적 발표 이후 컨퍼런스콜에서 “3분기 스마트폰 판매량은 프리미엄 신제품 출시와 중저가 제품군 강화 등으로 2분기보다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지만 제조사간 경쟁 심화로 2분기보다 실적이 개선되긴 어려울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배당에 대한 실망 매물도 주가 하락을 부추긴 것으로 보인다. 2기 경제팀 출범 이후 배당확대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높았던 가운데 삼성전자에서는 배당확대나 자사주 매입 등에 대한 부정적인 입장을 밝히며 투자자들의 실망감도 커졌다.

엔저로 인한 환율 스트레스도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오는 4일 일본중앙은행(BOJ)에서 경기부양책 시행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엔화 약세가 이어지고 있다. 3일 원엔 환율은 970원선을 회복하긴 했지만 엔저 기조가 지속되면서 수출주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류주형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가격 측면에서 삼성전자의 비중을 지나치게 낮추는 전략도 위험하다”며 “삼성전자에 대해서는 중립 또는 중립을 소폭 하회하는 스탠스를 권고한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삼성전자의 주가 하락이 당분간 이어지겠지만 100만원선 붕괴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경쟁업체에 비해 저평가된 측면도 있고 낙폭에 따른 저가 매수세 유입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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