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눈 딱 감고 화끈하게 규제 풀어라”

입력 2014-09-03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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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회의 과제 처리부진 질타…과감성ㆍ속도전 강조

박근혜 대통령은 3일 중앙부처 장관들을 향해 “눈 딱 감고 화끈하게 규제를 풀라”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3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제2차 규제개혁장관회의 및 민관합동 규제개혁점검회의’에서 건축심의 규제 관련 건의가 나오자 “워낙 실타래처럼 얽혀있어 웬만큼 풀어선 표가 안난다”며 “아주 이게 잘못됐다면 눈 딱 감고 화끈하게, 특히 국토부가 풀어야 간에 기별이라도 간다. 눈 딱 감고 풀어라”라고 강조했다. 국토교통부 서승환 장관을 향한 발언이었지만 맥락상 참석한 장관 전체를 향한 성격이 짙은 주문이다.

이날 회의는 예정된 3시간보다 1시간10여분 가량 더 진행됐다. 박 대통령은 민간 참석자의 발언이 끝나자 마자 주무부처 장관에게 해당 내용을 묻고 장관의 답변에 즉각 반문하는 등 회의 내내 적극적으로 회의를 주도하며 덩어리규제 해소를 강조했다.

전자상거래 인증 관련 규제를 이야기하는 과정에서는 “막 엉켜있는 실타래를 끊는 가장 빠르고 확실한 방법이 뭐냐”라며 ‘고르디우스의 매듭’(대담한 방법을 써야만 풀 수 있는 문제)을 언급하기도 했다. 박 대통령은 “우리도 과감하게 달려들어야지 조금씩 고치면 부지하세월이다. 별로 표도 안 나는 그런 노력을 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1차 회의에서 논의된 개혁과제 추진상황을 보고받는 과정에서는 “1차회의 때 취합된 현장건의 52건, 손톱 밑 가시 92건에 대해서도 각 부처가 신속하게 하려는 의지만 가졌으면 완료 시기를 앞당길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며 정부의 지지부진한 규제개선 작업을 질책하기도 했다. 게임업체 대표, 한국메이크업협회장 등의 건의가 나온 대목에서는 “내일부터 당장 해결에 착수하기 바란다”거나 “속도를 내는 것도 해결하는 것 못지 않게 중요하다”며 ‘속도전’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 공직사회에 일단 시간을 벌어놓고 보자는 그런 일처리 방식이 만연해 있음을 확인했다”며 “앞으로 각종 감사도 적극적으로 일하는 공직자는 격려하고 소극적이고 규제에 안주하는 공직자에게 불이익이 가는 방향으로 공직문화를 형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최경환 경제부총리는 “그 점에 대해서는 정부가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머리를 숙였다.

일부 장관들은 박 대통령이 집요하리만치 질의를 계속하자 답변에 진땀을 빼기도 했다. 한 귀농인이 폐수 관련 규제가 과도하다고 민원을 제기한데 대해 윤성규 환경부 장관이 관련 법률 개정을 해법으로 내놓았다. 그러자 박 대통령은 “법 개정해서 하려면 내년에도 되겠나. 되게 하려면 방법이 있고, 안되게 하려면 규제가 보인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융통성을 발휘할 수 있지 않느냐”라며 적극적인 해결책 모색을 주문했다.

박 대통령은 지방자치단체의 규제에 대해서도 △중앙부처가 법령을 바꿨는데도 이를 조례에 반영하지 않거나 일선 공무원이 모르는 경우 △법령에도 근거없는 규제로 인허가 지연•무리한 조건을 요구하는 경우 △감사를 의식해 법령을 소극적으로 해석하고 안되는 방향으로 집행하는 경우 등 3가지 ‘무책임행정’ 사례를 분류하며 개선을 주문했다.

그러면서 “국민과의 1차 접점이 지자체이기 때문에 여기서 막히면 아무 소용이 없다"며 "각 부처 장ㆍ차관이 지방을 순회할 때 지역 상공인과 지자체 공무원이 한데 모여 규제개혁 성과를 공유하고 의지를 다지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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