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타고니아는 1973년 설립된 글로벌 친환경 라이프 스타일 아웃도어 기업이다. ‘최고의 상품을 만들되 그로 인한 환경 피해를 유발시키지 않으며, 환경 위기에 대한 해결 방안을 수립하고 실행하기 위해 사업을 이용한다’는 기업 이념을 기반으로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파타고니아는 미국 캘리포니아 벤츄라에 본사가 있으며 전 세계 1700여명의 직원을 거느리고 있다. 국내에는 2013년 11월 조인트벤처를 설립해 현재 전국에 15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환경 파괴자 깨달은 클라이머의 파타고니아 설립= 프랑스계 캐나다 출신의 미국인 이본 쉬나드는 1950년대 중반에서 1960년대 중반까지 이른바 요세미티 등반의 황금기를 이룬 클라이머(등반자)의 일원으로서, 미국 현대 록 클라이밍과 아이스 클라이밍의 대부다.
쉬나드는 자신이 원하는 피톤(바위 틈새에 박는 금속 못) 장비를 찾지 못하자 직접 등반 장비를 만들기로 결심한 후 항공 공학자 친구인 톰 프로스트와 손잡고 ‘쉬나드 등반장비(Chouinard Equipment)’를 탄생시켰다.
강한 내구성으로 높은 수요를 창출해낸 쉬나드는 큰 성공을 거뒀지만 그 대가로 자신이 환경 파괴자가 됐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는 바위의 본래 형체를 유지하면서 등반할 수 있는 ‘클린 클라이밍’을 출시한다. 이를 계기로 질기고 견고한 의류를 함께 수입하면서 1973년 아르헨티나 파타고니아 지방의 피츠로이(Fitzroy) 산계를 브랜드 정체성으로 살린 파타고니아를 설립하게 된다.
쉬나드는 한국과의 특별한 인연도 있다. 주한미군으로 파견된 쉬나드는 1963년 당시 젊은 한국 산악인과 북한산을 오르며 등반로를 개척하는 등 한국과의 특별한 인연을 맺었다. 그때 개척한 클라이밍 루트 중 대표적인 것이 바로 북한산 인수봉의 ‘쉬나드 A코스’와 ‘쉬나드 B코스’다.
◇파타고니아의 환경보호에 대한 헌신= 쉬나드가 말하는 아웃도어는 야영지에 있는 등반가가 따뜻한 체온을 유지할 수 있어야 하며 추위가 찾아왔을 때도 편안하고 따뜻한 기운을 느껴야 한다는 것이다. 즉, 파타고니아가 만드는 의류는 강한 내구성으로 오래 지속되고 최대한 다기능적이어야 한다. 아울러 제조 또는 자재 공급 방법, 염색 및 마감 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 피해 또한 최소화하는 것이 그의 디자인 철학이다.
특히 파타고니아는 클라이밍, 트레일 러닝, 파도타기, 플라이 낚시처럼 기계동력을 필요로 하지 않는 아웃도어 활동을 위한 제품만을 생산한다. 파타고니아가 지향하는 스포츠 활동의 공통점은 상도 없고 관중도 없는 스포츠이지만, 어렵게 노력해 명예를 얻는 데 있다.
‘Don’t Buy This Jacket(이 재킷을 사지 마세요)’은 파타고니아가 2011년 뉴욕타임스 블랙 프라이데이에 내건 광고 문구다. 파타고니아는 자신들의 제품을 무턱대고 사기보다는 오래 입기를 권하며 절약을 강조한다. 내구성이 강한 제품을 만들어 필요 없는 구매를 줄이고, 망가진 제품은 수선해 수명을 연장시키는 ‘Worn Wear’ 캠페인을 통해 더 이상 필요 없는 제품은 새 주인을 찾아주는 등 기업 철학을 실천하고 있다.
더불어 파타고니아는 환경에 대한 책임의식을 갖고 매출액의 1%를 자연 보존과 복원에 투자하기 위해 창립자 쉬나드와 블루리본 파일스(Blue Ribon Files)의 오너 크레이그 매튜스가 비영리 법인인 ‘지구를 위한 1%’를 설립했다. 이 단체는 생태계 보호 및 복원에 힘쓰는 환경 운동단체를 위해 1985년 이래로 610억원의 기금을 조성해 지원하고 있다.
이 외에도 생산과 공급과정, 염색 및 마감에서 발생하는 원자재의 불필요한 소비를 줄이고 그 수치를 측정하기 위해 독립기관인 블루사인(Blue Sign) 스탠더드와 협력하거나 본사 주차장에 태양 전지판을 설치하고 전기차 충전시설 및 전용 주차공간을 마련하는 등 친환경 활동을 실천하고 있다.
◇투명경영, 책임경영 약속= 벤츄라 사무실에는 직원들을 위한 내부 탁아소 시설, 안마의자, 요가, 에어로빅, 농구 및 배구 시설과 서프 보드 저장소가 있다. 뿐만 아니라 직원들에게 엔진이 달린 이동수단 사용 자제를 위해 상시 이용 가능한 자전거를 비치했다. 이러한 혜택들로 파타고니아는 포춘 매거진이 선정한 ‘다니기 좋은 100대 기업’에 매년 선정되고 있다.
파타고니아는 환경에 대한 책임의식에 기반한 다양한 프로그램들도 선보이고 있다. 대표적 사례가 ‘풋프린트 클로니클스(Footprint Chronicles)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은 상품이 생산에서부터 소비자에게 도달하기까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추적해 제품 생산의 투명성과 책임감을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
파타고니아는 또 환경을 위해 힘쓰는 시민 활동가들과 정기적으로 회의를 열어 교류의 장을 마련하고 있으며, 인턴십 프로그램을 활용해 직원들이 최대 2개월 동안 원하는 환경단체에서 일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적극적으로 환경운동에 동참하고 있다. 파타고니아는 이들 직원에 월급과 수당을 지급해 환경단체의 인력 확보에도 도움을 주고 있다.
한편, 파타고니아는 캘리포니아 기업 최초로 2012년 1월 이윤 창출과 사회적 책임 모두를 적극적으로 수행하는 ‘B(Benefit) 기업’에 선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