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손해보험 고유 영역을 없애고 보험설계사 1사 전속제를 폐지를 골자로하는 보험업법 개선안이 당초 계획을 대폭 수정해 사실상 백지화 됐다. 또 설계사 교차 판매도 2년 연기되는 쪽으로 가닥이 잡혔다.
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최근 이번 보험업법 개선안의 중요사안이었던 생명보험과 손해보험 구분을 없애고 설계사 1사 전속주의 폐지 방안이 업계 의견수렴을 통해 중장기 과제로 최종 결정됐다.
보험개발원은 지난 6월말 재정경제부에서 용역을 받아 생보사에서 자동차보험을, 손해보험사에서 연금ㆍ변액보험을 팔 수 있는 방안을 내놨다.
그러나 생보사들은 보상인프라의 막대한 투자비용과 만성적자 구조인 자동차보험에 뛰어들 이유가 없는 상태에서 황금시장인 변액보험과 연금보험을 손보사에 빼앗길 수 없다고 강력하게 반발해 왔다.
손보사들도 새로운 시장 진출에 관심은 보이면서도 1사 전속제 폐지가 불완전판매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제도 개선에 소극적인 자세로 돌아섰다.
업계 관계자는 “오랜 시간동안 연구한 용역 안이 한 순간에 뒤바뀐 것은 힘의 논리가 작용한 것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며 “정책당국은 보험산업의 규제완화를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보험제도 개선 취지를 되새겨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법도입과정에서 문제가 됐던 설계사 교차 판매 허용 역시 보험업계의 반대로 2년 연기돼 보험업법의 정비가 실질적으로 불투명해 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