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들이 올 1월 발생한 고객정보유출 사고로 인해 수익성 하락이 예상됐던 것과 달리 상반기 순이익 1조원을 돌파했다. 연체율은 소폭 상승한 모습이다.
4일 금융감독원의 ‘상반기 신용카드사 경영실적’ 자료에 따르면 8개 전업카드사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1조73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9463억원)보다 13.5%(1274억원) 증가했다.
이는 삼성카드가 제일모직 및 삼성화재 보유지분을 매각해 2091억원의 처분이익이 발생한 데 따른 결과다. 또 가맹점수수료 수익 등 카드수익이 8조9210억원으로 4.1%(3529억원) 늘어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카드자산은 줄었다. 6월 말 현재 신용카드 자산은 79조9000억원으로 지난해 말에 비해 1조1000억원 감소했다. 신용판매자산(51.7조원)이 2.8%(1.5조원) 감소했고 카드대출자산(28.2조원)은 1.4%(0.4조원) 증가했다.
카드대출에서는 현금서비스가 3000억원 감소했으나 카드론이 7000억원 증가했다.
상반기의 신용카드 이용실적은 체크카드 사용 활성화 등에 따른 회원 수 감소 등의 영향으로 1.4% 증가한 243조1000억원에 그쳤다. 체크카드 이용실적은 53조3000억원으로 10조원(25.7%) 가까이 급증했다. 체크카드 이용비중은 꾸준히 늘어나 전체 카드 이용실적 중 18%에 육박한다.
6월 말 현재 전업 카드사 연체율(총채권 기준)은 1.93%로 지난해 말(1.82%)보다 0.11%포인트 상승했다. 연체채권이 지난해 말 1조4319억원에서 6월말 현재 700억원 증가한 탓이다. 대손처리 전 실질연체율은 2.68%로 전년말(2.65%) 대비 0.03%포인트 상승했다.
신용카드 수는 9371만장으로 지난해 말(1억203만장) 대비 8.2%(832만장) 감소했다. 휴면카드의 자동해지가 증가하고 정보유출 사고가 발생한 카드 3사를 중심으로 카드 발급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카드사별로 KB국민카드는 전년말 대비 121만장, 롯데카드는 116만장, 농협카드는 75만장 각각 줄었다.
한편 정보유출 사고 등에도 불구하고 지난 5월17일 ‘3개월 영업정지’ 이후 영업을 재개한 KB국민카드와 롯데카드가 양호한 성적을 거둔 것이 눈에 띈다.
KB국민카드는 상반기 순이익이 190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764억원)보다 8.2%증가했고 롯데카드는 74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707억원)보다 5.1% 순익이 늘었다.
카드업계는 영업정지에 따른 회원 모집비용 등 영업비용 감소로 외형상 순익이 늘어난 것일 뿐, 하반기에는 정보유출 여파가 가시화될 것으로 보았다.
금감원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 신용카드사들의 순이익이 전년 대비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전체적으로 회원 수는 줄었지만 실제 카드 이용금액은 줄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앞으로 카드사들이 건전경영을 유지하고 수익성을 제고할 수 있도록 노력을 경주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