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국남이 만난 스타] 나문희, 그녀는 우리시대 최고의 연기자다! 왜? (인터뷰)

입력 2014-09-04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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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나문희(사진=노진환 기자 myfixer@)

[배국남이 만난 스타] 나문희, 그녀는 우리시대 최고의 연기자다! 왜?(인터뷰)

‘사람들의 삶속에 특별한 누군가를 떠올리게 하는 연하장 같다.’미국 뉴욕타임스의 연극 ‘황금연못’에 대한 평이다. 가족들과 모처럼 함께 하는 한가위에 떠오른 연하장 같은 특별한 연기자가 있다. 바로 연극 ‘황금연못’(9월19일~11월23일, 서울 대학로 대명문화공장 1관)으로 관객과 만날 예정인 우리 시대 최고 연기자라는 수식어로도 규정하지 못할 진정성 그 자체인 중견 배우 나문희(73)다.

드라마 제작발표회나 촬영장, 영화 시사회 등에서 수없이 만난 나문희와의 만남은 그 자체가 설렘을 주는 배움의 장이다. 그녀의 연기와 연기자로서의 삶이 열정이고 인생의 교과서 같기 때문이다. 나문희, 그녀를 최근 열린‘황금연못’ 제작발표회장에서 만났다.

다가와 따뜻하게 손을 부여잡는다. 그녀가 나이 들수록 더 뜨거워지는 연기에 대한 열정이 오롯이 손으로 전달된 듯하다. SBS 주말극‘기분 좋은날’에서 파킨슨병을 앓고 자식들에게 짐이 되기 싫어 병을 숨기면서도 희생적인 사랑을 보이는 할머니역으로 시청자의 눈시울을 적시고 있는 나문희가 연극 ‘황금연못’에선 활력이 넘치고 따스한 성품으로 까다로운 남편과 아버지를 싫어하는 딸 사이에 가교 역할을 하는 에셀 역을 맡았다.

‘황금연못’ 은 우리에게 헨리 폰다와 캐서린 햅번 주연의 영화로 잘 알려져 있다. 나문희와 캐서린 햅번은 참 많이 닮았다. 캐서린 햅번은 ‘황금연못’으로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것을 포함해 여우주연상만 4번을 받을 정도로 빼어난 연기력의 소유자일 뿐만 아니라 1928년 연극으로 데뷔한 이래 1994년 영화에 출연할 때까지 68년 동안 치열한 연기혼을 불사르며 연기자의 교본으로 통한 점이 그렇다.

1961년 라디오 성우로 첫발을 디딘 뒤 드라마와 시트콤, 영화, 연극무대를 오가며 53년째 활동을 하는 나문희에게 캐서린 햅번처럼 정말 오랫동안 연기를 해달라고 하자 “저도 참 존경하는 배우에요. 열심히 할게요. 이번 ‘황금연못’ 에선 한국판 에셀, 나문희의 에셀을 보여주려고 해요”라는 답이 돌아온다.

“우리나라 엄마들이 남편과 살면서 많이 겪는 삶의 안간힘 같은 걸 표현해보려고 해요. 많이 참으려는 엄마의 성격입니다. 최대한 우리나라 엄마들에게 초점을 맞춰서 현실을 연기하고 싶습니다. 세 딸의 엄마이자 아내인 제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제가 삶에서 느꼈던 것을 연기로 드러내고 싶습니다.”

‘황금연못’ 캐릭터를 설명하면서 그녀는 말했다. 연극은 발을 땅에 닿아야 할 수 있다고. 오래시간 연습을 통해 캐릭터를 체현하고 연기와 동선을 온몸으로 익혀야하며 호흡도 조절해야 하고 상대 배우와의 조화도 이뤄야 비로소 연극 무대에 설수 있다는 의미다. 연기의 대가답다.

드라마 촬영 등 바쁜 와중에도 두달째 연극 연습을 하고 있다는 나문희는 이번 연극이 우리의 가족을 돌아보게 하는 그리고 가족에 있어 가장 소중한 가치가 무엇인지를 일깨워주는 점이 참 좋다고 했다.

‘황금연못’ 제작발표회 직전에 가진 드라마 ‘기분 좋은날’ 기자간담회에서 나문희는“ 사회적으로도 좋은 영향을 끼쳤으면 좋겠습니다. 연기만 그냥 한다기보다 항상 사회적인 영향을 미치는 배우가 되고 싶습니다. 누구나 다 그렇겠지만 저 역시 마찬가지입니다”고 했다.

나문희는 그의 바람대로 사회에 대중에 아름다운 영향력을 미치는 연기자다. 그녀는 드라마, 영화, 그리고 연극무대에서 빼어난 진정성 있는 연기로 대중의 마음에 가족의 가치를, 시청자와 관객의 가슴에 사랑의 의미를 늘 일깨워주고 있기 때문이다.

▲배우 나문희가 연극 '황금연못' 출연진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노진환 기자 myfixer@)

영화와 드라마를 오가며 연기를 하고 있는 나문희는 엄청난 활동량에도 불구하고 늘 연극을 통해 관객과 직접 소통하려하고 있다. “드라마나 영화는 카메라와 사랑을 해야 되는데 연극은 관객과 같이 호흡한다는 게 너무 감사합니다. 배우 연기에 대한 반응이 관객에게서 즉각적으로 나타나고 관객의 숨소리도 연기에 영향을 미치는 또 다른 연기입니다. 관객과 배우가 펼쳐내는 한편의 작품은 그자체로 감동이지요. 이러한 것 때문에 연극을 합니다.”나문희가 드라마나 영화와 달리 엄청난 내공과 노력, 연습이 필요한 연극무대에 끊임없이 오른 이유다.

“아직도 무대 위에서 많이 떨립니다. 이제는 무대에 오를 때 또 다른 책임감도 있습니다. 연극이 시작되면 저는 전쟁에 돌입하는 기분입니다. 정말 연습을 많이 해도 떨립니다. 연습을 많이 해 내발이 땅에 잘 딛게 하는 수밖에 없는 거지요.”

‘연기의 대가’‘팔색조 연기자’‘우리시대 최고의 연기자’‘스타들이 가장 닮고 싶은 배우’ 라는 수많은 수식어를 가진 나문희지만 그녀는 이렇게 연극무대에 오를 때마다 전쟁처럼 처절한 준비와 노력을 한다. 그 결과가 바로 관객에게 감동을 주는 진정성 있는 연기로 나타나는 것이다.

그리고 “누가 배우 나문희를 한마디로 답하라면 저는 세상에서 가장 욕심 많은 배우라고 말 할 겁니다. 그리고 또 누가 인간 나문희를 말하라면 이렇게 말 할 겁니다. 화면에 단 한 컷도 거짓이었던 적이 없었던 인간이라고요. 늘 서민의 어머니로 살면서 남들이 보지 않는 순간에도 잠자리에서도 길거리에서도 서민으로 살아야한다고 핏속마저 거짓은 안 된다고 하는 배우입니다”라는 노희경 드라마 작가가 한 말처럼 수많은 관객과 전문가의 진심어린 찬사들이 쏟아지는 것이다.

그녀는 말한다. “연기가 좋아졌다”는 말이 자신이 듣고 싶은 최고 찬사라고. 그만큼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빼어난 연기를 하는 그녀이지만 자신의 연기의 진화를 위해 오늘도 노력을 하고 있다. 그녀는 무대와 연기를 진정으로 사랑하고 무대에서 살아나는 배우다. 그래서 관객과 시청자는 그녀가 오래도록 무대에서, TV에서 그리고 영화에서 연기하는 모습을 보고 싶어 한다.

“ 캐서린 햅번 처럼 죽을 때까지 연기하고 싶어요”라고 말하는 나문희에게 “정말 고맙습니다. 앞으로도 계속 나문희 선생님의 연기를 보는 시청자로, 관객으로 남겠습니다” 라는 말을 건넸다. “너무 고맙습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라는 나문희의 눈에 눈물이 맺혔다. 그 눈물을 보면서 우리는 나문희라는 배우를 볼 수 있어서 참 행복하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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