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기는 ‘ABS’ 로켓 쏘는데...연준은 어디로?

입력 2014-09-05 06:56 수정 2014-09-05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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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B 전격 금리인하, 10월부터 ABSㆍ커버드본드 매입...연준은 매파 목소리 커져

유럽중앙은행(ECB)이 전격적인 금리인하와 함께 경기 부양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가운데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나홀로’ 긴축 행보는 이어질 전망이다.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오는 10월부터 자산유동화증권(ABS)과 커버드본드(Covered Bond)를 매입할 것이라고 4일(현지시간) 밝혔다. 매입 규모는 5000억 유로 정도로 예상된다.

그는 이날 독일 프랑크푸르트 ECB본부에서 열린 정례 금융통화정책회의 이후 기자회견을 통해 이 같이 설명하고 경제 성장을 위해 전력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드라기 총재는 “최근 전반적인 인플레이션 하락 전망과 함께 성장 모멘텀이 약화했다”면서 “위원회는 경제 하강 리스크를 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ECB는 전통적인 방식의 금리인하를 수행했으며 “이제 금리가 낮은 범위에 있다는 것에 대해 시장의 오해가 없기를 바란다”라고 덧붙였다. 이는 앞으로 양적완화 등 비전통적 통화정책을 통한 경기 부양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드라기 총재는 ABS 매입 프로그램의 구체적인 내용은 오는 10월 정책회의에서 공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드라기가 ‘ABS’ 로켓 부스터를 동원했다”면서 경기 부양 의지를 확고히 했다고 평가했다.

ECB는 이날 기준금리를 0.05%로 0.10%포인트 인하했다. ECB는 이와 함께 익일물 예금금리를 마이너스(-)0.1%에서 -0.2%로 내렸고, 0.4%였던 한계대출금리는 0.3%로 끌어내렸다.

시장은 ECB가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했다.

ECB는 올해 유로존의 경제 성장률 전망치는 기존 1.0%에서 0.9%로 하향했다. 내년 성장률 전망은 1.60%로 0.1%포인트 낮췄다. 올해 인플레이션 전망은 0.7%에서 0.6%로 내렸다. ECB는 물가 목표를 연 2.0%로 잡고 있다.

일각에서는 ECB가 국채를 매입하는 방식의 양적완화에 착수할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지만, 시장은 이날 ECB의 결정을 반겼다.

ECB의 금리인하 소식이 전해진 이후 프랑스 파리증시 CAC40지수가 1.7% 상승하는 등 증시는 강세를 나타냈다. 뉴욕외환시장에서 유로·달러 환율은 1.4% 급락하며 1.30달러 선이 무너지는 등 14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연준의 긴축 행보는 가속화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실제로 이날 유럽 주요국의 국채 금리는 사상 최저 수준으로 하락했지만, 미국의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2.44%로 5bp(1bp=0.01%P) 올랐다.

노무라는 미국 경제지표가 바닥을 견고히 다지고 있다면서, 연준이 차기 공개시장위원회(FOMC) 성명에서 ‘상당 기간’ 초저금리를 유지하겠다는 내용을 변경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워드 맥카시 제프리스 수석 이코노미스트 역시 “연준은 행동에 나서기 전에 디플레이션 여부를 확인할 것”이라면서도 “예상보다 빨리 금리를 올릴 수 있다”라고 밝혔다.

연준 내부에서도 매파의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이날 피츠버그 이코노믹클럽 연설에서 선제적 안내를 뜻하는 ‘포워드 가이던스(forward guidance)’를 수정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현재 ‘상당 기간’ 초저금리를 지속해야 한다는 연준의 포워드 가이던스가 유용하지 않다면서 “(양적완화) 프로그램의 종료가 다가오면서 FOMC는 포워드 가이던스를 수정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연준은 오는 16일부터 이틀에 걸쳐 FOMC를 개최한다. 시장은 연준이 0~0.25%인 초저금리를 유지하고, 채권매입 규모를 100억 달러 축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커버드본드(Covered Bond)

금융기관이 보유하고 있는 주택담보대출채권을 담보로 발행하는 유동화 채권이며 일반적으로 담보자산에서 우선적으로 변제 받을 수 있는 권리가 부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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