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곡물 자급률(사료용 곡물 포함)이 지속적으로 감소추세를 보이며 지난해 23.1%까지 떨어져 사상 최저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에서도 최하위 수준이다. 현재의 식량자급률 추이로 볼 때 내년 정부의 30.3%라는 자급률 목표치 달성에도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국회 입법조사처가 8일 발간한 ‘지표로 보는 이슈’에 따르면 지난 1970년 80.0%에 달했던 우리나라의 전체 곡물자급률은 계속 내리막을 타면서 2002년 30.4%를 기록한 뒤 2010년 27.6%, 2012년 23.6%, 2013년 23.1%까지 떨어졌다. 이는 역대 최저 수준이다.
사료용을 제외한 곡물 자급률도 1970년에는 80%를 훨씬 넘었지만 지속적으로 줄어들어 2010년엔 54.0%, 2012년 45.3%까지 줄었다가 2013년에는 47.2%로 약간 올랐다. 높은 자급 수준을 나타내던 쌀도 2010년 104.6%에서 2011년엔 83.2%, 2012년엔 86.1%, 2013년엔 89.2%로 최근 자급률이 크게 낮아졌다. 특히 최근 소비가 크게 늘어나고 있는 밀, 옥수수, 콩의 자급률은 2013년 현재 각각 0.5%, 1.0%, 9.7%(사료용 포함)에 불과하다.
우리나라의 식량자급률은 OECD 국가 중에서도 일본과 더불어 최하위 수준이다. 곡류 자급률은 30.2%로 꼴찌를 기록했으며, 콩류는 16.5%로 스위스(0%), 일본(3.5%) 다음으로 낮다.
입법조사처는 “2010년도에 정부는 오는 2015년까지 식량자급률 목표치를 발표, 전체 곡물자급률 30.0%, 사료용제외 곡물자급률 57.0%, 쌀자급률 98.0%를 내세웠지만 최근 식량자급률 추이로 볼 때 목표치 달성에는 빨간불이 켜졌다”고 지적했다.
더욱이 정부가 야심차게 추진하던 국가곡물조달시스템 구축사업과 해외농업개발사업이 계획대로 이뤄지지 못해 해외로부터의 안정적인 식량조달도 목표달성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입법조사처는 “2008년, 2010년처럼 국제 곡물수급과 가격이 크게 불안정한 상황에서 낮은 식량자급률은 농업 뿐만아니라 경제, 사회 전반에 걸쳐 커다란 불안요인이 될 수 있다”며 “식량자급률 목표치 달성을 위한 전면적인 정책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아울러 안정적인 식량 공급 능력을 확보하기 위해 우량농지·우수한 농업인력·기술력 등을 확보해 국내 생산력을 강화하고 안정적인 수입선 및 비축 확보와 함께 유사시를 대비한 식량안보 매뉴얼, 국제 곡물수급 안정을 위한 국제협력 등도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