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B생명보험 매각이 또 다시 무산됐다. 매각가격과 인수 희망가격 차이가 커 인수 주체가 나오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KDB생명 매각이 장기전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11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KDB생명 매각주관사인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은 지난 5일 예비입찰에 참여한 국내 소형 사모펀드(PEF) 1곳을 적격인수후보(쇼트리스트)에 포함시키지 않기로 최종 결정했다.
앞서 지난 달 29일 국내 사모펀드 한 곳이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한 바 있다. 그러나 자금여력과 조달 측면에서 여의치 않자 매각주관사에서도 난색을 표명했고, 사모펀드 역시 인수 의사를 접은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정관이 허락하는 한 주요 LP들과 펀드만기 연장을 논의하고 이후 여건을 봐 가면서 매각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라며“현재 가장 큰 목적은 회사 제고를 높힌 이후 시장 여건이 좋아지면 재매각에 나설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KDB생명의 매각이 난항을 겪고 있는 가장 큰 원인은 인수 가격이다. 산은PEF는 지난 2010년 칸서스자산운용과 함께 6500억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해 KDB생명(옛 금호생명)을 인수했다. 유상증자 등을 통해 현재까지 KDB생명에 투입된 금액은 인수대금 포함 총 8500억원이다. 산업은행이 경영권 프리미엄과 투자 이익을 뽑아내기 위해서는 최소 1조원 이상은 받아야 한다.
실제로 지난 7월 진행된 1차 매각 당시 산업은행은 7000억원 가량의 매각가격을 희망했지만 DGB금융지주가 제시한 인수가격과 차이가 커 무산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사실상 연내 KDB생명의 새주인 찾기는 힘들어질 전망이다. 산업은행 역시 2차 매각이 불발 된 만큼, 내년 2월로 예정된 펀드 만기를 연장에 나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일각에서는 산업은행이 KDB생명을 금융 자회사아 함께 패키지로 묶어 판매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KDB생명 패키지 딜 여부에 대해 산업은행은 사실무근 이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우리투자증권의 경우 우리아비바생명과 우리자산운용이 다 같은 우리지주 계열사라 패키지딜이 가능했지만, KDB생명의 경우 칸서스운용과 공동으로 조성한 펀드가 인수했기 때문에 대우증권과 패키지 딜이 원칙상 불가능하다”며 “현재로서는 국민연금 주요 펀드의 LP들과 펀드만기 연장이 최우선”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