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걱정 말고 늬덜이나 잘 살어……”
전화기 저 끝에서 아들의 고막으로 흐르는
엄마 목소리, 음색을 보니 오늘도 기다림 한 폭 치셨다
이웃집 자식 자랑이 마실 다녀간 날이면
아버지는 밤새 구들장을 들볶았다 엄마의
백탄 속은 역모처럼 괄아 올랐다 늘 그날이 그날인
시골집 안방엔 옹이 같은 아들 지켜보는 아버지의
밭은 한숨이 풀풀 날렸다 허리 시원찮은 딸 걱정으로
우멍해지는 엄마 눈길이 켜켜이 쌓였다 쇠털처럼
쌔고 쌘 날을 그렇게 보내며 백년해로 언약대로
폭설 맞은 노송이 서로 짠한 눈빛 풀어놓고
눅은 낙관 툭, 찍을 때 전화 속에서 까치가 울었을 게다
“그럼 술 조금 먹구 애들 잘 키워라” 딸칵,
까치 날아간 가지를 휘감는 맥놀이
“늬덜이나 잘 살어…… 늬덜이나 잘 살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