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보험설계사 기피 자초한 보험사 - 강구귀 금융시장부 기자

입력 2014-09-11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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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구귀 금융시장부 기자
최근 A화재 모 지점에서는 추석을 앞두고 업무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는 일이 일어났다. 설계사 구인이 목표한 만큼 이뤄지지 못해 영업에 차질이 빚어진 것이다.

A화재는 평소 설계사 중심 영업을 강조할 뿐만 아니라 설계사에 대한 대외 이미지를 중요하게 여겨온 보험사다. 이런 보험사도 설계사 기피 현상이 심각한데, 보험업계 전반적으로는 훨씬 상황이 안 좋음을 짐작케 한다.

잠재고객을 발굴해야 하는 영업방식, 세간의 시선이 싸늘한 것도 문제지만 보험사 스스로 보험설계사에 대한 기피를 자초했다. 신인 보험설계사가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아니라, 무리한 실적 달성을 요구하는 경우가 태반이기 때문이다.

B생명은 신입 보험설계사에 수당의 500%를 6개월 보장하지만, 두달 내 월 50만원 이상 실적을 내지 않으면 사업자등록번호를 빼앗는 등 바로 해촉(계약해지)한다. 이 경우 보험설계사가 가족은 물론 보험설계사 본인이 연금 등 보험을 들어 실적을 겨우 맞췄다가 수당을 토해내는 일이 허다하다.

지난해에는 실적 압박에 시달리던 한 20대 보험설계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 신입 설계사는 회사의 장밋빛 청사진에 고액 연봉자를 꿈꾸며 입사했겠지만, 1년도 채 안돼 꿈을 접어야 했다.

지난해 보험설계사에 대한 수당 부당환수액은 1200억원에 달했다. 이같은 이유 등으로 보험설계사 기피 현상은 심화되고 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보험설계사에 대한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보험설계사가 영업의 핵심기반이라고 말하면서 아끼고 상생하지 않으면 결국 외면으로 이어지고 보험사에 적신호가 켜질 수밖에 없다. 보험설계사의 부재로 고아계약이 늘어나면 소비자의 신뢰를 잃어버리는 독(毒)으로 보험사에 돌아 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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